[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K-뷰티가 중국 이커머스 업계 최대 쇼핑 행사인 '618쇼핑 축제'에서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뒀습니다. 2분기 실적도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울 시내 한 화장품 매장. (사진=뉴시스)
28일 중국의 전자상거래 리서치회사 에브런에 따르면 올해 618행사 중 톱10 안에 진입한 국내 브랜드는 없습니다.
전자상거래 업체 티몰에서 팔린 뷰티 브랜드 순위를 집계한 결과 618 기간 스킨케어 판매 상위 5위 브랜드는 로레알(프랑스)과 랑콤(프랑스), 에스티 로더(미국), 프로야(중국), 올레이(미국)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증권가에선 화장품 업계의 2분기 실적도 암울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LG생활건강(051900)의 화장품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 하락한 7862억원, 영업이익은 10% 하락한 839억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090430)도 전년 동기 대비 14% 하락한 5421억원, 영업익은 12% 하락한 321억원으로 예측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 내수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리오프닝 효과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라며 "중장기적 측면에서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중국 시장과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시장 내 제품에 대한 고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중국에서 수익구조를 만들기 위한 재정비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K-뷰티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선 열세인 색조 부문에서 트렌드에 맞춘 아이템을 지속 개발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유럽과 일본 등 세계적 업체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기존의 기능성 화장품에서 벗어나 더마코스메틱으로 가야 한단 겁니다. 더마코스메틱은 피부과학을 의미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을 뜻하는 코스메틱(Cosmetics)의 합성어로 안전성을 우선으로 두고 개발된 피부과학적 화장품입니다.
국내 화장품법에선 광고실증제가 있습니다. 광고실증제는 화장품 광고에 사용한 표현 중 증명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시험 결과·조사 결과 등으로 실증해야 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생활산업학과 교수는 "중국 시장은 버릴 수가 없는 곳에 해당한다"면서도 "중저가 제품에선 가격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K-뷰티가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은 고가제품 프리미엄급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다만 고급 화장품으로 가는 데는 광고실증제가 막고 있다"라며 "이 때문에 기술력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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