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주식 공모가 대비 '400% 상승'을 맛볼 주인공은 누가 될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번주부터 신규상장종목은 상장 당일 주가 변동폭이 확대됐는데요. 투자자들은 공모 과정에서 흥행에 성공한 시큐센과 알멕에 우선 주목합니다. 시큐센은 오는 29일, 알멕은 30일 상장이 예정돼 있습니다. 반면 30일 상장하는 오픈놀은 IPO 흥행 부진으로 기대감이 약화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맨위부터 시큐센, 알멕, 오픈놀 (사진=뉴시스)
400% 상승 가능 첫 주자 시큐센, 29일 상장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시큐센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상장일 주가 변동폭이 확대 적용되는 첫 상장사이기 때문이죠. 한국거래소는 신규상장종목에 대한 가격 결정 방법, 가격제한폭 등을 변경했고 지난 26일부터 증시에 적용됐습니다.
신규상장종목은 공모가가 그대로 상장일 기준가격이 됩니다. 이전에는 공모가 2배까지 시초가 형성이 가능했죠. 공모가로 상장된 이후 주가는 공모가 대비 최대 400%까지 가능합니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300% 수익률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변경된 제도의 첫 수혜를 받는 종목 시큐센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기업입니다. 핀테크 플랫폼 및 보안기술 전문 기업으로 생체인증·전자서명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요. 2021년 코스닥 이전상장에 실패한 후 2년 만에 코스닥을 밟습니다.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입니다.
시큐센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14~15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801대 1을 기록했는데요. 올해 들어 최고 경쟁률입니다. 최종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인 2400원보다 높은 3000원으로 확정됐죠.
이어 20~21일 일반 투자자 청약에선 총 17만189건이 몰리며 증거금은 약 1조4100억원이 들어왔습니다. 청약 경쟁률도 1932.1대 1로 올해
모니터랩(434480)이 기록한 1785대 1을 제치고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시큐센은 총 58억4400만원을 모집하는데요. 흥행에 성공했고 공모 규모가 크지 않아 상장일 400% 상승을 맛볼 첫 타자로 유력해 보입니다.
주가 상승은 유력하지만 주의할 부분은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입니다. 기존 개인 및 기관 투자자가 공모 이전부터 보유 중인 물량 398만5754주가 상장 직후 시장에 출회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모 후 기준 34.6% 수준 물량입니다.
'테슬라 요건' 상장 알멕도 관심
시큐센 상장 다음날인 30일 상장하는 종목은 알멕입니다. 알멕은 알루미늄 압출 전문기업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모듈 케이스를 생산하는 기업인데요. 14~15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697대 1을 기록했고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 4만5000원을 상회한 5만원에 공모가가 확정됐습니다. 공모 규모는 500억원입니다.
일반 청약에서도 흥행은 이어졌습니다. 20~21일 일반 청약 기간 동안 37만2820건, 증거금 8조4700억원이 모였습니다. 올해 공모를 진행한 기업 중 지난달
기가비스(420770)에 모인 9조8215억원 다음으로 증거금 규모가 컸습니다. 경쟁률은 1355.6대 1을 기록했네요.
알멕은 올해 첫 이익미실현기업 상장 특례, 즉 '테슬라 요건'으로 코스닥에 입성하는 기업입니다. 이익을 실현하지 못한 기업이지만 성장성이 인정되면 증시 상장을 허용하는 제도인데요. 알멕은 작년 영업이익 113억원, 당기순이익 55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작년 12월에 진행했고 2021년 영업손실, 당기순손실을 보였기 때문에 테슬라 요건 상장이 가능했죠.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하게 되면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일반 청약자에게 환매청구권을 부여합니다. 환매청구권이란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행사 기간 내에 공모가 90% 가격으로 주식을 주관사에 팔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일반적으로 행사 기간은 상장 후 3개월인데요. NH투자증권은 추가로 3개월을 더 부여했습니다. NH투자증권이 알멕 주가가 향후 6개월간 하락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시사하는 부분으로 해석됩니다.
알멕의 경우 NH투자증권은 최근 상장 당일에 신규상장종목에 대한 미수거래를 제한한다고 밝혔습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신규상장종목의 상장일 당일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라 미수 발생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내린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흥행 실패 오픈놀…언더독 반란 주인공되나
시큐센과 알멕이 상장 전부터 인기몰이를 하며 400% 상승이 유력한 공모주로 꼽히는 반면 오픈놀은 흥행에 실패해 큰 기대를 모으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커리어·채용 플랫폼 기업 오픈놀은 알멕과 함께 30일 상장하는데요. 일반 청약 결과 경쟁률 49대 1, 증거금 1011억원이 모였습니다. 시큐센, 알멕과 비교하면 규모가 크지 않네요. 주관사는 하나증권입니다.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희망 공모가 밴드 하단인 1만1000원보다 아래를 써낸 기관이 53.79%(554곳)에 달했고 결국 공모가는 하단보다 낮은 1만원에 확정됐습니다. 예상 공모금액 182~223억원보다 낮은 165억원을 모집합니다. 오픈놀은 매출 대비 공모가가 너무 비싸다는 공모가 거품 논란이 있었습니다.
상장 당일 하락폭도 커졌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나라셀라(405920)의 경우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 대비 12.5% 하락했는데요. 제도가 바뀌며 공모주들은 상장일에 공모가 대비 60%까지 주가가 떨어질 수 있어 투자자는 최대 40%의 손실을 볼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흥행에 성공한 시큐센과 알멕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공모가 대비 400% 상승한 주가 안착은 쉽진 않겠지만 적어도 300% 이상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어 "오픈놀의 경우 상장 당일 공모가 밑으로 하락하진 않겠지만 시큐센이나 알멕처럼 급등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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