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 앞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미국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잠수함(SSBN)에 승선한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북한을 향해 "한미 양국은 앞으로도 한미 핵협의그룹(NCG), SSBN과 같은 전략자산의 정례적 전개를 통해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압도적이고 결연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화와 타협보다는 시종일관 대북강경 노선을 노골화하면서 질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힙니다.
윤 대통령 "북 핵도발 꿈꿀 수 없게 하겠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백운포 해군작전사령부를 찾아 국내에 입항해 있는 SSBN 켄터키함에 올랐습니다. 한국 대통령이 SSBN에 승선한 것은 이번이 최초로, 강력한 북핵 억제 의지가 담긴 행보로 풀이됩니다. 전날 NCG 회의에서 SSBN으로는 지난 1981년 로버트 리함 이후 42년 만에 국내에 입항한 켄터키함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SSBN 앞에서 "전날 NCG 회의 개최를 통해 북한이 핵도발을 꿈꿀 수 없게 하고 만일 북한이 도발한다면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적대적인 윤 대통령의 태도는 전날 국무회의 발언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하고, 북한의 도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엄중히 경고했다"며 "73년 전, 북한의 침공을 받고 나라를 송두리째 빼앗길 뻔한 우리는 유엔군이 즉각 달려와 준 덕분에 우리의 자유를 지킬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 앞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 전 이뤄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을 향해 강경한 윤 대통령의 태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억제를 위한 국제사회의 의지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뜻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할 때"라고 국제사회에 공조를 요청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으나 '힘에 의한 평화'를 선택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강력한 힘과 억제력을 바탕으로 한 평화가 가장 확실하고 믿을 수 있는 평화"라며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막는 효과가 있다"고 했습니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19일 시민들이 서울역 대합실에서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북미 모두 '힘에는 힘'…강대강 국면에 한반도 요동
윤 대통령이 강경 일변도로 나오면서 북한도 강대강으로 맞대응 중입니다. 북한은 이날 오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습니다. 지난 12일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지 불과 일주일 만이었습니다. 한·미·일 해군은 16일 미사일 방어훈련을 동해 공해상에서 실시하며 북한 핵과 ICBM 도발에 맞대응했습니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벌써 네 번째 훈련으로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표현입니다.
그래도 북한의 도발은 더 세분화할 전망입니다. 국가정보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북한의 사이버 공격과 공작 활동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날 올해 상반기 나타난 북한발 공격과 하반기 전망을 발표하면서 "내년 총선과 미국 대선 등을 앞두고 의식·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사이버첩보 수집·공작 활동이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적절한 대화가 필요한 북핵 문제를 강경 일변도 정책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최근 수해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을 희석하고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해석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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