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김은경 "깊이 숙고 못한 어리석음…노여움 푸시라"
민주당 의원들에 친전 보내 설문조사 진행…'공천룰'·'대의원' 등 질문
2023-08-02 21:12:10 2023-08-02 21:12:10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2일 오후 강원 춘천시 세종호텔에서 열린 전국 순회 간담회 '강원도민과의 대화'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은 2일 자신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과 관련해 "정치 언어를 잘 모르고, 정치적인 맥락에 무슨 뜻인지도 깊이 숙고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있었다"며 "상처를 드렸다면 노여움을 좀 풀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강원도 춘천에서 진행한 '강원도민과의 대화' 행사에서 "언론에 계속 드러나는 저에 대한 이야기들이 사실 심리적으로는 상당히 불편하다"고 운을 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청년들의 투표권이 중요하다는 말을 표현하는 과정이었는데, 그것으로 인해 마음이 상하신 어르신이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런 뜻이 진짜 아니었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전날 인천시민과의 대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민주당 인사들은 이날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당의 사과 입장을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을 옹호해 논란에 휩싸인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도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했습니다. 양이 의원은 "오해 불러일으키는 표현을 써서 죄송하다"며 "모든 사람에게 1인 1표의 민주주의 참정권이 있고 그걸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도 저도 동의하지 않고, 절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청년좌담회에서 과거 아들과의 대화를 소개하며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게 자기(아들) 생각이었다"며 "되게 합리적이지(않으냐)"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내 당내 혁신방안에 대한 설문조사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그는 친전에서 "윤석열정권은 외교 무대에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격을 떨어뜨리고, 각종 사고, 재난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고 있다"며 "무도한 정권에게서 국민들을 지켜낼 수 있는 것은 민주당뿐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혁신위가 추구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며 "민주당이 유능한 정당,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누구보다 당을 사랑하고 헌신하신 의원님들의 생각이 모이면 혁신안의 뿌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의심하지 않고 있다"며 "오로지 국민과 당을 위한 혁신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혁신위는 이날부터 각 의원실을 방문해 '혁신방안 인식조사' 설문지와 함께 김 위원장의 친전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설문지는 총 23문항으로 구성됐고, 공천·전당대회 룰 변경, 대의원제 폐지, 비례대표·청년정치인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설문 결과는 오는 10일쯤 발표될 예정입니다. 혁신위는 설문 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다음 주 대의원제 폐지 등 혁신 과제를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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