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내달
에코프로(086520)그룹을 포함한 2차전지주 하락에 베팅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됩니다. 섹터 인버스로는 최초 사례입니다. 역방향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와 더불어 정방향 상품도 동시에 출시될 예정이라 롱숏전략을 함께 구사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입니다.
증권가에서 2차전지 관련 시총상위주의 고평가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관련 업종 하락을 점친 투자 기회를 제공하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2차전지 산업 자체의 중장기적 성장성이 높은 만큼 단기 수익 관점으로 접근하란 조언도 나옵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iSelect' ETF를 내달 중순 이후 출시합니다. 2차전지주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이 하락할 때 1배로 수익을 얻는 ETF 상품입니다. 정방향 상품인 'KBSTAR 2차전지TOP10iSelect'도 같은 날 동시 상장합니다.
표=뉴스토마토
해당 ETF가 2차전지 관련주 중에서도 에코프로그룹주 비중만 40%에 달해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주가에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인데요. 에코프로그룹이 공매도 숏커버링 이슈와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는 만큼 인버스 ETF 출시에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에코프로그룹 공매도(하락베팅) 상품"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인버스 상품 자체에 자금이 몰린다고 해서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인버스 상품이 선물시장에서 운용되는 만큼 왝더독(Wag the Dog·선물이 현물시장 좌지우지) 현상은 우려된다는 설명입니다.
자본시장연구업계 관계자는 "ETF 거래 증가는 개별 주식의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잦은 차익거래로 가격 충격이 발생하면, 이는 ETF를 구성하는 기초자산으로 전이돼 가격의 불필요한 변동성을 야기하게 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인버스 ETF 거래가 과도할 경우 주로 선물로 운용되다 보니 선물가격에 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현물시장으로 전이될 수도 있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섹터나 개별업종의 인버스 ETF는 이번이 최초입니다. 2차전지업종으로 본다면 그간 레버리지 ETF(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는 출시된 적이 있습니다. 국내에는 총 43개의 인버스 ETF(인버스 2배 ETF 포함)가 상장돼 있는데 모두 주가지수, 채권, 원자재 선물 중 하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입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해당 ETF 출시 목적은 정방향 상품을 내면서 단기 트레이딩 및 헤지(위험 분산)목적으로 낸 건데 투자자들이 인버스에 주목하고 있는게 우려된다"면서 "상장일에는 에코프로그룹 비중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KB자산운용 ETF 담당자는 “반도체, 2차전지, 로봇, AI 등 대한민국의 미래먹거리로 성장하는 산업과 관련된 ETF를 지속적으로 공급해 나갈 예정”이라며 “장기투자자들에게 리스크관리를 위한 헤지 수단을 선택적으로 제공하고자 정방향 상품뿐 아니라 인버스 상품도 동시에 선보였다”고 상품 출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개인투자자들은 2차전지주 고평가에도 공매도 투자에는 많은 제약이 있다"면서도 "2차전지 산업은 중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단기 과열이나 고점에 의한 조정이라고 판단할 경우 단기 수익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한편 올해 들어 코스닥150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대표 ETF 상품인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투자자매매동향을 보면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472억원, 408억원 순매수했습니다. 현재 코스닥시장에는 시가총액 상위 5종목 중 4종목이 2차전지주여서 이들의 등락율에 따라 지수 향방이 결정되는 만큼 고평가 논란에 하락 베팅 수요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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