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3시간 이상 이용 시 추가 주문 필요'
최근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인 '이디야커피' 매장에 붙은 안내문이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무리인 '카공족'이 증가하자 이들의 체류 시간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볼 수 있는데요.
일단 음료 한 잔을 시켜놓고 오랜 시간 좌석을 점유하는 카공족들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계층이 많은 만큼,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충분히 이해가 간다는 의견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만 고객의 매장 이용 시간을 강제하는 조치가 올바르냐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은데요. 아울러 이 같은 기류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로 확산될 지도 관심사입니다.
23일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큰 결단을 내린 이디야 근황'이라는 제목과 함께 3시간 이상 이용 시 추가 주문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안내문 사진 한 장이 게재됐습니다. 사진에는 "장시간 매장 이용 시 추가 주문 부탁드립니다. 고객님의 넓은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도 함께 담겼습니다.
일단 이디야커피 측은 본사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디야 관계자는 "본사가 (시간제한 조치에 대해) 하달한 적이 없다"며 "일부 가맹점에서 직접 안내문을 제작해 재량껏 시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 같은 조치와 관련해 가맹점주들을 비롯한 상당수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고 설명합니다. 카공족들이 오랜 시간 자리를 차지하면 좌석 회전율이 나빠져 점포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카공족들에 대한 불만이 있기는 손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카공족들이 상당수 좌석을 점유할 경우 자리가 없어 손님들이 다른 카페로 발길을 옮기는 사례는 허다합니다.
이처럼 최근 카공족의 장시간 점유에 대한 폐해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와이파이, 콘센트 등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은 '블루 보틀(Blue Bottle)'의 경우 이 같은 수요층을 간접적으로 차단하고 있습니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 관계자는 "오랜 시간 머무르는 카공족들로 인해 매일 골머리를 앓는 것이 사실이다. 오죽하면 (이디야 같은) 그런 정책이 나왔겠나"라며 "게다가 오랜 시일 머무르는 단골 카공족들도 많다. 점주 입장뿐만 아니라 다른 손님들을 조금만 생각해도 이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손님의 체류 시간을 강제하는 것은 자칫 반발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카페에는 음료 가격뿐만 아니라 자리 이용에 대한 비용도 포함돼 있는데, 사실 카공족보다는 그렇지 않은 일반적인 손님들이 훨씬 많다"며 "카공족에 대한 점주들의 고충도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제한 시간을 명시한다는 자체가 수요층의 거부감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간제한 조치가 타 브랜드들로 확산될지도 관심거리인데요. 아직까지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이 같은 기류는 감지되지 않고 있습니다.
앤제리너스는 매장 이용 시간에 대해 특별히 규제하지 않고, 신규 출점 시 콘센트 수를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스타벅스 관계자는 "워낙 다양한 고객층이 매장을 방문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제한 조치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또 앞으로 그럴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디야 매장 3시간 이상 이용 시 추가 주문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안내문 사진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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