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LG전자가 올 상반기 미래 먹거리로 삼은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치) 분야 시설투자(CAPEX)에 3421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년 전인 지난해 상반기보다 40.3% 늘어난 수준입니다. 생산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100%를 돌파하며 늘어나는 전장 부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입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이사회는 지난 4월25일 '전장(VS)본부 멕시코 생산법인 확장투자'건을 승인했습니다.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생산량이 확대되자 거리상 가까운 멕시코에 생산시설을 확충해 늘어나는 전장 부품 수요에 대비하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됩니다. LG전자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지만 북미 시장 대응을 위한 전장 사업에 대한 투자"라고 설명했습니다.
LG전자는 VS본부에 대한 시설투자를 늘리며 생산능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LG전자가 최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VS본부에 집행한 설비투자액은 342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438억원)와 비교해 40.3% 늘었습니다. 지난 1분기에 1846억원, 2분기에 1575억원을 각각 투입했습니다. VS본부의 올해 연간 시설투자 규모는 7998억원으로, 지난해(6627억원)보다 20.7% 늘어난 수준입니다.
VS본부의 텔레매틱스(차량용 무선인터넷),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일체형(AV/AVN) 등을 생산하는 공장 가동률도 상향됐습니다. 올 상반기 VS본부(한국·중국·베트남·오스트리아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100.2%로 지난해 같은 기간(85.3%)보다 14.9%포인트 올랐습니다. 평균 가동률이 100%를 상회하는 것은 실제 생산량이 생산 능력 수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올 상반기 VS본부의 생산 능력은 1907만3000대로, 실제 생산한 물량은 1910만8000대를 기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전장 사업에서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VS본부 매출(8조6496억원)과 비교해 약 2.3배 더 많은 규모입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VS본부는 미래 자동차 트렌드에 적극 대응해 2030년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글로벌 톱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장기 매출 성장을 의미하는 VS본부의 수주잔고는 현재 80조원(인포테인먼트 60%·EV 부품·램프 40%) 수준에서 올해 말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LG전자 전체 사업부문에서 VS본부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VS본부의 매출은 5조510억원으로 1년 전(3조9082억원)보다 29.2% 늘었습니다. 이 기간 VS본부의 매출 비중은 9.7%에서 2.8%포인트 상승한 12.5%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10.4%를 기록, VS본부 출범(2013년·당시 VC본부) 이후 처음으로 10%를 돌파했습니다. 지난 1분기 VS본부 매출 비중은 11.7%입니다.
글로벌 전장 시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전장 부품 시장 규모는 올해 1810억달러(약 239조원)로 스마트폰 부품 시장(1780억달러)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SA는 전장 시장 규모가 2028년 3230억달러(426조원)에 달하고, 2029년까지 연평균 14%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전장 시장 공략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입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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