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의 파업이 점쳐지면서 자동차와 조선 등 중후장대 업계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산업의 근간이 되는 철강 공급이 장기간 멈춘다면 철강을 필요로 하는 산업으로 피해가 이어질 우려 때문입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최근 임시 대의원회대회를 열고 쟁의발생 안건을 가결했습니다. 포스코 노조는 앞으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쟁의 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할 예정입니다.
찬반투표에서 쟁의 행위 찬성이 가결되면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하게 됩니다. 포스코 노조가 실제로 파업에 나서게 되면 지난 1968년 포스코 창사 이래 최초의 파업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 포스코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과 관련해 기본급 13.1% 인상과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지급 등 총 86건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사장실 점거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노조 리스크로 고생했던 현대제철 또한 상황도 비슷합니다. 현대제철 노조는 이번주 파업권을 확보하고 파업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제철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과 영업이익 25% 특별성과급 지급 등을 임금협상 요구안에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대제철은 앞서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기존 노무 리스크가 대부분 해소됐다"고 했지만, 다시 노사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는 10월 1단계 준공을 앞 둔 광양제철소 Hyper NO 공장 건설 현장 모습(사진=포스코)
문제는 철강업계의 특성상 고로는 1년 내내 가동이 돼야 하는데, 만일 고로가 멈출 경우 제품 생산에 큰 차질을 빚는다는 점입니다. 당장의 공급 문제는 없다지만, 장기화 될 경우 철강을 필요로 하는 자동차와 조선 등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 포스코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전기강판은 전기차용 모터에 주로 쓰이는데, 공급이 중단되면 전기차 생산까지 연쇄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선박용이나 건설용 철강재로 주로 쓰이는 후판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조선산업에도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하반기 후판 값 협상에 나선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갈등이 더욱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차 업계의 경우 통상 한 달 치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데, 약 2주 내에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산업 전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8월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입은 포항제철소의 완전 복구가 장기화되면서 자동차와 조선사 등에 비상이 걸린 바 있습니다.
광양제철소에서 자동차용 기가스틸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4도금공장 용융아연도금라인에서 생산한 제품.(사진=포스코)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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