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연금보험 활성화 고심…회계분류 변경 만지작

연금보험, 저축성보험으로 분류IFRS17 도입 후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평가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금융감독원이 연금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해 회계상 분류 변경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연금보험은 저축성보험으로 분류되는데요. 새 회계기준(IFSR17) 도입 이후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평가받는 만큼 보험사 입장에서 판매 유인이 떨어집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권은 최근 저축성보험으로 분류되는 연금보험의 회계 분류를 변경해달라고 금감원에 제안했습니다. 보험사들은 IFSR17 도입 이후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있는데요. 자연스레 저축성보험 중 하나인 연금보험도 판매 유인이 줄어들었습니다. IFRS17는 부채를 현재가격으로 평가합니다.

 

또한 저축성보험을 보험 부채로 평가합니다. 결국 저축성보험을 판매할수록 부채가 늘어나는 것인데요. IFRS17 핵심 수익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 역시 저축성보험을 판매할수록 줄어듭니다. 저축성보험이 주로 판매되는 채널인 방카슈랑스(은행 보험 판매) 실적이 감소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생명보험사 방카슈랑스 월납 환산 초회보험료는 1164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1499억원이었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28% 가량 줄어든 것입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연금보험 공급을 확대해 소비자의 수요를 맞춰 다양한 상품군을 확보하는 것이 활성화의 기본"이라며 "저축성보험 규제에 연금보험이 포함되면서 판매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감원은 연금보험 활성화 차원에서 생보업계 건의 사항에 대해 검토 중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생보업계에서 지속적으로 건의를 하고 있어 관련해 검토하고 있다"며 "개인연금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연금보험 수익성을 높이도록 하는 등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연금보험의 회계 분류를 보장성보험 등으로 변경할 경우 수수료 비중이 달라지는데요. 보험료가 오르거나 보험금이 줄어드는 등 소비파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제기됩니다. 저축성보험에 비해 보장성보험은 수수료가 높습니다. 보험판매인들이 상품설명 노력을 크게 들여야 하고, 보험사 역시 보험계약 인수 심사나 보험금 지급 심사를 더 까다롭게 운영하면서 사업비가 높게 책정되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금보험 분류 기준 변경이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은 저축성보험으로 분류하지 않을 경우 보험사가 사업비를 늘릴 여지가 있어서"라며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보면 기존보다 소비자 불이익이 늘어날 우려가 있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급적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수수료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제도 개선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연금보험 사업비 가운데 모집조직에 들어가는 인센티브도 비용이 소모되지 않는 우회적인 방식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방식을 고민하면 충분히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보험산업은 주기적으로 연금시장을 분석하며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연금보험을 저축성보험에서 분리해 고령특화 연금상품으로 재구성하는 방안 등 다양한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 시중은행 방카슈랑스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허지은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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