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7일 진행됐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신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검증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는데요. 신 후보자가 '쿠데타 옹호', '문재인 모가지' 등 과거 발언에 사과를 한 데 대해 야당은 "사과만으로 신념이 변하냐"며 공세를 이어간 반면 여당은 "전문성을 갖춘 적격자"라고 감쌌습니다.
신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 앞서 과거 발언을 재차 사과하며 몸을 낮췄습니다. 2019년 태극기 집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퍼부은 것에 대해서는 "당시 문 정부가 했던 안보 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과한 표현이 있었다는 점에 이미 유감을 표했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5·16, 12·12 등 쿠데타를 옹호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신 후보자는 "지금 한국의 현실을 보면 쿠데타는 절대 불가능하다"며 "쿠데타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 등에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이념 논쟁에서는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신 후보자는 "홍범도 장군의 독립투사 경력은 존중하고 선양돼야 한다. 독립투사 증서를 준다든지 하는 것은 괜찮다"면서도 "북한 공산주의와 싸워 나라를 지킨 육사에서 홍 장군에게 명예졸업장을 준 것 자체가 잘못됐다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신이 장관이 된다면 흉상 이전 결정은 번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육사 명예졸업장은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임을 시사했습니다.
신원식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신 후보자가 국방부 장관으로서 자질이 없다며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야당 간사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에서는 후보자의 역사관, 안보관, 여러 막말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었기에 청문회를 할 가치조차 없다는 것이 기본적 입장"이라며 "과연 사과만으로 신념체계가 변화할 수 있는가에 의문이 든다"고 일격했습니다.
설훈 민주당 의원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분이 국방부 장관에 오른다면 앞으로 군사 쿠데타가 재발할 수 있는 싹을 키우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고,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자신의 생각과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현직 대통령에게 막말을 거침없이 쏟아낸 자체가 이미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자진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신 후보자가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라고 추켜세웠습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국방정책이라든지 군사작전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 리더십을 갖췄다"며 "국방부 정책 기획관 시절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을 성공적으로 추진시켰다"고 소개했습니다. 막말 논란에 대해서도 "자연인 시절의 일화"라고 반박했습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역시 과거 야당 의원들의 막말 사례를 거론하며 "(후보자가) 시민운동을 할 때 여러가지 말들을 격하게 하신 것"이라고 두둔했습니다. 그는 "후보자는 안되고 민주당은 되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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