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 증권사들의 호실적을 이끈 요인인 거래대금 모멘텀이 고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증권업계는 오는 4분기 줄어든 거래대금에 더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부동산 리스크 등을 마주할 것으로 보입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들어 거래대금이 점차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8월 22조9503억원에서 지난달 19조811억원으로 감소했는데요. 이달에는 지난 11일 기준 15조7998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반면 3분기 국내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23조1435억원이었는데요. 전년 동기 13조8311억원에 비해 67.3%가 증가했습니다. 거래대금은 상반기 증권사들이 차액결제거래(CFD) 및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에도 실적이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입니다.
2차전지를 필두로 테마주 열풍이 불자 거래대금은 증가했는데요. 특히 지난 7월엔 국내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이 27조215억원으로 지난 2021년 8월 27조4607억원 이후 2년 만에 27조원을 넘어섰습니다. 7월 26일에는 하루 62조8333억원 수준의 거래대금을 기록했습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위축된 유동성으로 인해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2차전지·반도체 등 일부 업종 중심으로 회전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 되면서 자본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4분기에는 거래대금 감소로 달라진 분위기가 점쳐지는데요. 증권사 실적 개선을 이끈 거래대금 모멘텀이 고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강 연구원은 "은행들이 4분기 대규모 고금리 예금 만기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예금금리 인상을 통해 시중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며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형 자산으로 자금 이동과 2차전지·반도체 등 개인 참여도가 높은 업종의 변동성 축소 등이 반영돼 일평균 거래대금은 하락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증시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커졌지만 지난 2분기와 3분기에 보여준 높은 수준의 회전율이 유지되는 것은 힘들 것이란 전망인데요.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감소세로 어쩔 수 없이 (증권사) 실적은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거래대금 외에도 부동산 PF와 해외 부동산 리스크가 증권사 실적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여전합니다. 안 연구원은 "2분기에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많이 쌓아서 실적에 주는 영향이 해소되지 않았나 생각했지만 금리가 계속 오르다보니 하반기에도 PF 충당금의 영향이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자산 건전성도 우려 사항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증권업계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중 요주의 이하 자산 비율은 23.6%로 보험업(18.2%), 여전업(16.6%), 상호금융업(9.0%) 대비 높은 수준입니다. 안 연구원은 "해외 부동산 같은 경우 조 단위로 가지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나머지 증권사들의 익스포저는 그렇게 크지 않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부동산 PF와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적은 증권사를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습니다.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은 해당 조건에 맞는 증권사로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을 제시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뉴시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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