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UAE CEPA 타결…'자동차·원유 관세 철폐'
아랍권 국가와 첫 자유무역협정 체결
품목 기준 10년 내 90% 이상 관세 철폐
UAE 자유무역협정 상 첫 온라인게임 시장 개방
에너지·자원·바이오 협력 부속서 채택…'공급망 강화'
2023-10-14 16:30:00 2023-10-14 18:29:02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타결했습니다. 양국은 모두 품목 수 기준으로 90% 이상 관세를 철폐합니다. 특히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UAE산 원유 관세를 10년에 걸쳐 철폐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서울에서 '타니 빈 아프메드 알 제유디' UAE 경제부 대외무역 특임장관과 '한·UAE CEPA 협상'을 타결하고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14일 밝혔습니다.
 
협상 내용을 보면, 양국은 10년 내 품목수 기준 90% 이상 관세를 철폐하는 등 높은 수준으로 시장을 개방합니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전체 품목 중 92.8%, UAE는 91.2%에 적용되는 관세를 협정 발효 후 최장 10년 이내 철폐합니다. 수입액 기준으로는 한국 72.2%, UAE 82.0% 수준입니다.
 
한국의 UAE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 자동차부품, 전기전자 제품, 원동기 및 밸브, 합성수지 등에 대한 관세가 10년에 걸쳐 철폐됩니다. 의료기기·화장품 등 수출유망품목과 쇠고기·닭고기·신선과일·라면·인삼 등 농축산식품 및 멸치·전복·조미김·고등어 등 수산식품에 대해서도 관세가 사라집니다.
 
UAE에서 수입하는 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유의 경우, 기존 3%에 달하던 한국 측 수입 관세도 10년에 걸쳐 철폐합니다. 벙커C유, 합성수지, 합성섬유, 버터, 밀가루, 양고기 등도 포함됐습니다. 
 
석유화학산업의 주요 원료인 나프타의 관세도 상호 5년간 50%씩 감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육류나 낙농품 등 농축산물은 역내산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에만 원산지로 인정되도록 기준을 정했습니다. 공산품과 석유화학 제품이 대부분 외국 재료나 부품을 활용해 제조하는 점을 고려해 완화된 기준으로 합의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아랍에미리트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을 타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수출되는 한국 자동차 모습. (사진=뉴시스)
 
온라인 게임, 의료서비스, 영화·음악 등 서비스 시장의 경우, UAE가 그간 체결해 온 CEPA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개방했습니다. CEPA에서 온라인 게임 서비스 시장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의료서비스도 개방합니다. 의원·병원급 의료기관들의 현지 개원 및 원격진료가 가능해집니다. 산후조리·물리치료 분야도 현지 진출이 가능합니다.
 
정부조달의 경우 세계무역기구 정부조달협정(GPA)과 유사한 수준으로 합의했습니다. 한국 공급자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금지하고 본 조달계약과 무관한 추가 조건 요구 금지를 원칙으로 합니다. 
 
CEPA 최초로 데이터의 국경 간 이전도 허용됐습니다. UAE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수집한 중요 정보의 국내 이전이 가능해집니다. 서버 등 컴퓨팅 설비 현지화 요구 금지 의무도 포함됐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현지에서 새로운 서버를 설치하지 않고 기존 서버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경제협력 조항을 비롯해 에너지·자원, 바이오 경제, 스마트팜, 헬스케어, 첨단산업 등 5대 핵심 협력 분야별 부속서를 포함했다"며 "에너지·자원 협력 부속서를 채택해 에너지 부문 상·중·하류, 재생에너지, 수소, 탄소 포집 및 저장(CCUS) 등 협력을 규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오 의약품, 바이오 화학, 바이오 에너지, 바이오 자원 등 바이오 경제 협력에 관한 별도 부속서도 자유무역협정 최초로 채택했다"며 "이로써 평상시 양국 기업 간 협력 주선은 물론 공급망 교란 시 정부 간 긴급 협력에 관해서도 상세히 규정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아랍에미리트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을 타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아랍에미리트 통상장관 면담하는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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