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고금리와 국제 유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3분기 상장사 실적 전망이 어둡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분위기로 증시 변동성도 확대하고 있는데요. 증시 전문가들은 업종 또는 종목별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을 점치며 실적 턴어라운드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한 국내증시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전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5.31%(138.12포인트), 8.69%(78.17포인트) 하락했습니다. 국내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같은 기간 뉴욕증시의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72%, 1.02% 하락했습니다. 아시아권 일본 니케이225(-4.45%), 중국 상하이종합(-1.27%), 홍콩 항셍(-2.46%) 등보다 하락폭이 컸습니다.
글로벌증시 대비 부진한 국내증시의 원인으로는 외국인의 증시 이탈이 꼽힙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달 20일부터 전일까지 매일 순매도세로 일관하고 있는데요. 고금리와 고유가, 고환율 등 ‘3고’에 압박과 함께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트 등이 부각되면서 지난달부터 코스피 시장에서만 2조7266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더 부진한 모습”이라며 “미국증시가 견조한 고용지표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도 불구하고 점차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국내증시는 최근 장중 상승폭을 반납하거나 하락 전환하는 등 부진하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실적장세…자동차·기계 주목
3고 압박과 함께 유가 상승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점도 외인 이탈을 가속하는 요인입니다. 작년 4분기를 저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던 국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올해 하반기 들어 악화하고 있습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인 4월 이후 개선세를 지속하던 컨센서스는 7월부터 3분기, 4분기 컨센서스 각각 6.3%, 5.1% 하향됐다”고 밝혔습니다.
증권가에선 3분기 어닝시즌 실적 컨센서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모두가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차별적인 호실적은 그만큼 수급이 집중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꾸준히 상승해 온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실적에 반영돼 실적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시즌이 진행될수록 컨센서스가 하향되거나 예상치를 하회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2분기 말 대비 상승한 업종은 자동차, 기계, 증권, 은행, 에너지 순으로 확인됩니다. 종목별로 증권사 10곳 이상이 컨센서스를 추정한 기업중 주당순이익(EPS) 상위 종목은
현대차(005380),
현대모비스(012330),
POSCO홀딩스(005490),
신세계(004170),
현대글로비스(086280),
농심(004370),
삼성SDI(006400) 순이며, 이중 3개월 전 대비 컨센서스가 상향된 종목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농심 등 입니디.
(그래픽=뉴스토마토)
외인, 증시 이탈에도 컨센서스 상향 업종은 매수
최근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들도 올해 실적 전망이 상향되거나 배당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지분을 늘리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지분율을 높인 업종들을 살펴보면, 보험·증권·자동차·기계 순입니다. 반면, 지분율은 줄인 업종은 철강·화학·에너지 등입니다. 이는 최근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증가한 업종과 유사합니다. 보험·증권 등 금융주는 연말 배당 수익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은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등 시스템 충격이 있을 때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국내 주식을 팔아 순매도 포지션으로 변경했다”며 “8월 말 기준 외국인은 약 679조원의 주식을 보유해 시총 대비 26.1%를 차지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26%)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외국인들은 위기가 진정된 이후 점차 순매수 포지션으로 복귀하는데 3·4 분기 우수한 실적이 기대되거나, 연말을 앞두고 배당 메리트가 있는 업종·종목을 중심으로 외국인 복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어닝시즌이 본격화한 가운데 3분기 상장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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