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새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이종석(62·사법연수원 15기) 헌법재판관을 지명했습니다. 남은 절차는 국회의 임명 동의입니다.
앞서 대법원장 후보자의 부결을 주도한 민주당은 헌재소장의 임명마저 막을 시 ‘사법부 양대 수장 공백’ 상황을 만든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통령실 “이종석, 실력과 인품 갖춘 법조인”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1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이 유남석 현 헌재소장의 후임 헌재소장 후보자로 이 재판관을 지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실장은 “(이 후보자는) 실력과 인품을 갖춘 명망 있는 법조인”이라며 “헌법재판소를 이끌며 헌법수호 의지와 따뜻한 인권보호 정신을 동시에 실현하고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 통합하는 역할을 잘할 것이라 믿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1961년 경북 칠곡에서 태어나 경북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 1983년 사법시험에 합격했습니다. 1989년 법관으로 임용돼 인천지방법원 판사, 서울중앙지법 파산 수석부장판사, 수원지법원장,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지냈습니다.
헌재소장 임명돼도 임기 11개월
이 후보자는 2018년 10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추천으로 6년 임기의 헌법재판관으로 지명됐습니다. 당시 국회 본회의에서 238표 중 201표를 받았기에 자질 논란 등의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변수는 짧은 임기입니다. 헌법재판관과 헌재소장의 임기는 연동되는 게 관례이기에 헌재소장으로 취임한다 해도 잔여임기는 약 11개월뿐입니다. 11개월의 헌재소장이 되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 중 헌재소장을 2번 임명하게 됩니다.
야당은 헌법재판관의 독립성이 침해될 수도 있다는 우려합니다. 앞서 이탄희 민주당 의원(법사위)은 지난 16일 헌재 국감에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소장으로 임명되는 관행이 생기면 대통령을 신경 쓰지 않고 재판에만 집중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비서실장은 잔여임기 우려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지만 지금 후보자를 찾는 게 쉽지 않고, 또 국회에서 승인을 해줘야 한다”며 “임기가 1년도 안 남았지만 과거에도 그런 사례가 있었다. 연임할 수 있는지는 그때 가서 정하겠다. 벌써 말하기엔 빠르다”고 답했습니다.
야당 “또 친구” 비판...부결엔 고심
야당은 또 이 후보자가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학과 79학번 동기라는 점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서울대 법대 동기인 이 재판관을 지명한다면 논란을 무릅쓰고 또다시 친구의 손을 잡는 것”이라며 “국가 요직은 사사로운 친구 찾기가 아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법원장이 공석이라는 점이 민주당에겐 부담이 된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헌재소장마저 낙마시켰을 시 우리나라 양대 사법부 최고기관의 수장을 궐위 상황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에 대한 비판 보도가 이어진다”고 꼬집으면서도 “국민 신뢰를 얻고 사법부 권위를 지킬 인물을 추천하면 인준에 적극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여지를 남겼습니다.
차기 헌법재판소장으로 지명된 이종석 헌법재판관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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