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17개 시·도를 대상으로 추진한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 사업 실적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역 간 균형 발전을 꾀하기 위해 시작한 국가사업이 늦춰지는 사이 수도권 쏠림 현상과 지방 소멸 문제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9년 지역경제 활력·지역발전을 위한 전략적 투자 등을 목표로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당시 국토교통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17개 시·도로부터 32개 사업, 총 68조7000억원에 달하는 사업 신청을 받았습니다. 이후 국가적 차원의 우선순위와 타당성을 검토해 총 23개 사업, 24조1000억원 규모의 예비타당성 면제 대상 사업을 선정했습니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된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사업의 사업 집행률이 총사업비 대비 11.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사진=허영 민주당 의원실)
선정된 사업은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거친 뒤 2020년까지 기본계획 수립과 관련한 예산을 반영하기로 하고 최장 2030년까지 사업 추진을 결정했습니다. 시행 만 5년을 맞은 현재 23개 사업의 총사업비는 25조4000억원으로 당초보다 1조36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문제는 올해 8월 말 기준 사업 집행액은 약 2조9400억원으로 전체 사업비 대비 11.7%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23개 사업 중 가장 많은 사업을 소관하는 부처인 국토부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15개, 22조1000억원을 담당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집행액은 1조7500억원에 불과합니다. 집행률은 7.9%에 그치고 있습니다.
개별 사업별로 보면 울산 외곽순환도로(미호~강동), 부산신항~김해고속도로, 세종~청주고속도로 사업은 아직도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충북선 철도 고속화(청주공항~제천) 사업은 아직 기본계획도 수립하지 않았습니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사업은 공사 입찰 공고 중이었으나 내년도 예산이 부처 반영액 대비 89%가 삭감돼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제2경춘국도(남양주~춘천), 석문 산단 인입 철도, 대구산업선(서대구~대구국가산단) 철도,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 대전도시철도 2호선(트램) 등 5개 사업도 기본설계 혹은 실시설계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그나마 공사 중인 사업은 서남해안 관광도로(압해~화원), 평택~오송 복복선화, 동해선 단선 전철화(포항~동해), 국도 위험구간(개선) 등 4개 사업뿐입니다.
기업, 일자리, 연구개발투자 등 수도권 집중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상황 속에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자 추진한 국가사업은 되레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셈입니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된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사업의 사업 집행률이 총사업비 대비 11.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경기도 화성 봉담~송산 고속도로 공사현장 모습.(사진=뉴시스)
허영 의원은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 사업은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지만 사업 목표연도의 절반을 넘은 시점까지도 그 집행수준은 여전히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며 "국가균형발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급하게 추진된 프로젝트의 취지가 무색할 정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고금리, 고물가, 경기 침체로 인한 민생경제가 심각한데, 지역은 특히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한 상황인 만큼 지역 성장과 발전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한 취지에 맞게 주요 SOC 사업은 단계적으로 착수해 최대한 신속히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기본설계 등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 있지만 이른 시일 내에 사업이 완료할 수 있도록 사업계획 수립과 함께 적정 예산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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