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교사 61%, '극단적 선택 충동 느낀 학생 접해'
설문조사 결과 상담교사 98.1% '정서적·심리적 어려움 겪는 학생 만나'
10명 중 7명 이상은 '정서적·심리적 문제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응답
2023-11-08 15:24:33 2023-11-08 18:03:48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전문상담교사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자해나 극단적인 선택 충동을 느낀 학생을 접해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전문상담교사의 76%는 학업 경쟁과 부담으로 인한 학생들의 정서적·심리적 문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학생 정서적·심리적 문제 증상, '무기력감'이 68.1%로 가장 높아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강득구 의원실·전국전문상담교사노조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쟁 교육 실태에 관한 전국 전문상담교사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들이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초·중·고교·특수학교·교육행정기관·연수기관에 근무하는 전문상담교사 2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문상담교사의 98.1%가 '학업 경쟁과 부담으로 정서적·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만나본 적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특히 이렇게 정서적·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의 고통을 점수로 표현할 경우 전문상담교사의 40.1%가 5점 만점에 5점, 49.3%가 4점을 매겼습니다. 그만큼 학생들이 겪고 있는 학업 경쟁과 부담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게 느껴진다는 겁니다. 3점을 선택한 전문상담교사는 10.1%, 1점은 0.5%였습니다.
 
전문상담교사들이 학생들의 정서적·심리적 문제로 가장 빈번하게 볼 수 있었던 증상은 '무기력감'과 '자해·극단적 선택 충동'이었습니다. '학업 경쟁과 부담으로 인한 학생들의 정서적·심리적 문제가 어떤 형태로 발현되고 있느냐'(중복 응답 가능)는 질문에 68.1%가 '생활에서의 무기력감 호소', 61.4%가 '자해·극단적 선택 충동'이라고 답했습니다.
 
뒤이어 '구토·두통·생리불순 등 신체 이상'(59%), '부모·친구 등 관계의 어려움'(57.5%), '게임 등 중독'(37.2%), '학업과 진학 포기'(35.3%), '분노·우울·공격성'(32.4%), '등교 거부'(1.5%) 등의 순이었습니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강득구 의원실·전국전문상담교사노조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쟁 교육 실태에 관한 전국 전문상담교사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그래프는 학생들의 학업 경쟁과 부담으로 인한 정서적·심리적 문제가 어떤 형태로 발현되고 있는지에 대한 전문상담교사의 답변 비율.(그래프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학업 경쟁 문제 해결 위한 개선책 '대학 서열화 해소' 가장 많이 꼽혀
 
홍민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실제 학생들이 겪고 있을 학업 경쟁의 고통은 우리 사회가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일 수 있다"며 "입시 경쟁 중심의 학교 교육이 많은 학생들의 학업을 포기하게 만들고 있는 만큼 학교 교육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전문상담교사 10명 중 7명 이상은 학생들이 겪는 이러한 정서적·심리적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문상담교사의 76%는 '학생들의 정서적·심리적 문제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그대로'라고 답변한 비율은 23.5%였습니다. '나아지고 있다'는 답변은 0.5%에 그쳤습니다.
 
학생들의 학업 경쟁과 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제도적 개선책으로는 '대학 서열화 해소'(42.7%)가 가장 많이 꼽혔습니다. 이어 '대입 절대 평가'(18.1%), '임금 격차 완화'(14.7%), '고교서열화 해소'(11.3%) 등이 뒤따랐습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생들이 경쟁 교육의 수렁에 빠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교육부는 상대평가 입시 시스템을 유지하는 '2028학년도 대학 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면서 "경쟁을 강화하는 대입 개편안 등의 정책을 재검토해 학생이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강득구 의원실·전국전문상담교사노조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쟁 교육 실태에 관한 전국 전문상담교사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사진은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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