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송출수수료 협상 중인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홈쇼핑이 송출 중단 위기를 또 한 번 넘겼습니다. 현대홈쇼핑은 송출수수료 협상이 지연되면서 오늘(20일)부터 스카이라이프 전 권역에서 방송을 중단할 예정이었으나 정부의 중재로 송출 중단을 잠정 연기했습니다. 송출 중단은 피했지만 양측의 협상이 공전하면서 향후 대가검증협의체가 내놓을 결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대홈쇼핑은 "케이티스카이라이프와 '프로그램 송출 계약' 및 협의가 종료됐으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시정명령에 준하는 행정지도에 따라 11월20일 예정됐던 송출 중단 일정을 대가검증협의체 종료 이후로 잠정 연기하게 돼 고객 여러분께 정정 안내 드린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홈쇼핑의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한 송출 중단 연기 공지. (사진=현대홈쇼핑 홈페이지 갈무리)
현대홈쇼핑의 이 같은 결정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권고 때문입니다. 스카이라이프와 현대홈쇼핑은 올해 송출수수료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갈등을 빚다 지난달 과기정통부의 대가검증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대가검증협의체는 정부가 마련한 '송출수수료 협상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업자 협상에서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사업자의 신청 혹은 협상 기한 종료 시 구성됩니다. 양 사는 스카이라이프의 신청으로 대가검증협의체에 참여 중인데, 과기부에서 "대가검증협의체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운영 기간 동안 송출 중단 절차를 중지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스카이라이프와 현대홈쇼핑은 지난달에도 한 차례 송출 중단 위기를 겪었습니다. 당초 현대홈쇼핑은 10월20일 송출 중단을 예고했는데 양 사가 직전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정부가 중재에 나서면서 송출 중단 일정을 한 달 뒤로 미룬 것입니다.
양 사는 어제 늦은 저녁까지도 치열하게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현대홈쇼핑은 대가검증협의체의 행정지도에 따라 송출 중단 절차를 연기했습니다.
스카이라이프는 현대홈쇼핑의 이번 결정은 다행이지만 협상 중에도 거듭 송출 중단을 예고한 현대홈쇼핑에 아쉽다는 입장입니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현대홈쇼핑이 이제라도 방송 송출 중단을 잠정 연기한 것은 시청자 보호와 홈쇼핑 입점 중소업체의 상생을 위해 다행스러운 선택"이라면서도 "다만 두 차례의 방송 송출 중단 예고를 사익을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한 것은 아닌지 유감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과기정통부 대가검증협의체의 역할도 중요해졌습니다. 대가검증협의체는 5~7인의 위원회를 구성해 두 회사의 협상 과정이 공정했는지 살펴보고 과기정통부에 자문 의견을 제출합니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검토해 사업자에 조치를 취하는데, 스카이라이프와 현대홈쇼핑의 개별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는 만큼 정부가 제시할 결과에 힘이 실릴 전망입니다. 다만 대가검증협의체는 기본 운영 기간이 60일이고, 필요 시 30일까지 연장할 수 있어 단기간에 결론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대가검증협의체가 운영되는 기간 동안 방송 송출을 중단하지 말라는 행정지도에 따라 송출 중단 일정을 대가검증협의체 종료 이후로 잠정 연기하고, 대가검증협의체 활동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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