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민주노총은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이 내년부터 중대재해법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중대재해법이 산업재해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79%에 달했습니다.
민주노총이 여론조사기관 서든 포스트에 의뢰해 지난 15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법 적용과 관련해 응답자 71.3%는 ‘중소기업 노동자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는 적용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영위기를 고려해 2년 더 유예해야 한다’은 응답은 27.4%로 조사됐습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노총·생명안전행동의 ‘중대재해처벌법 50인(억)미만 적용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1월부터 시행 중인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들에 적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50명 미만 사업장이나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건설 공사에 대해 2년 유예기간을 두면서 내년 1월27일부터 확대 적용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제단체와 중소기업들은 중대재해법 유예를 연장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졌고, 정부와 여당도 추가 연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최근에는 경영계를 중심으로 중대재해법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중대재해법이 ‘산재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응답자는 79.4%였습니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19.4%에 불과했습니다.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 감축을 위해 필요한 정부 정책으로는 ‘노동환경 개선 지원’(36.0%),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정부 재정지원 확대’(27.4%), ‘법 준수에 대한 정부감독 강화’(17.9%) 등이 꼽혔습니다.
“산업재해 심각” 79.5%
한국의 산재 발생에 대해서는 79.5%가 ‘심각하다’고 답해 ‘심각하지 않다’(17.8%)는 응답보다 4배 넘게 높았습니다. 또 사업주들이 산재를 막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노력함’(59.9%)이라는 응답이 ‘노력 안함’(37.9%)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습니다.
민주노총 측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중대재해법이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인 건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도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라며 “더구나 중대재해법 실효성 논란에 대해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고 산재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