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ICBM 추가도발 수순…얼어붙은 한반도
ICBM 대량생산·실전배치 우려…신원식 "응징이 억제 수단"
2023-12-21 16:17:48 2023-12-21 17:16:57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 발사훈련에 참가했던 미사일 총국 제2붉은기중대 군인들을 20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로 불러 축하격려했다고 21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북한의 연이은 무력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습니다. 북한이 연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발사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한반도가 핵 화약고로 부상하는 모양새입니다. 이에 우리 군은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며 맞서고 있는데요. 한반도가 남북 간 '치킨게임' 전장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북 "핵공격도 불사" 엄포
 
21일 북한은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전가시키고 내년에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명백한 선전포고'라고 규정하는 등 '말 폭탄'을 쏟아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성-18형' ICBM 발사 훈련에 참가했던 미사일 총국 제2붉은기중대 군인들을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로 불러 축하 격려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 어떤 적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고 그 어디에 있는 적이라도 선제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실제적인 능력과 림전태세를 갖추는 것이 곧 진정한 방위력이고 공고한 평화수호"라며 "적이 핵으로 우리를 도발해올 때에는 주저 없이 핵공격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북한의 ICBM 발사 관련 대응 논의를 위해 지난 19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와 관련해서도 말 폭탄을 쏟아냈습니다. 김 부부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반응을 촉발시킨 직접적 동기인 미국과 대한민국의 수사적, 행동적 도발은 배제, 묵인한 채 우리의 자위권 행사만을 문제시하는 회의판을 벌렸다"고 반발했습니다. 
 
한미가 내년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훈련에 '핵 작전' 연습을 추가하기로 한 것을 놓고도 조선중앙통신은 "국제사회를 기만하기 위한 '방어적'·'연례적'이라는 가면마저 완전히 벗어던지고 핵 타격 수단들의 선제사용을 전제로 한 북침 핵전쟁 연습으로 진화했다"며 "미국과 괴뢰 패당이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핵전쟁을 기어이 도발하려는 흉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놓은 명백한 선전포고"라고 했습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팔라지는 '치킨 게임'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ICBM을 5차례 발사하고 26발의 탄도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했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내년에는 무력 도발을 더 강화할 거라는 겁니다. 북한은 앞선 4차례의 ICBM 발사에 대해 '시험 발사'라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사에는 '발사 훈련'이라고 공개했는데, ICBM 개발이 사실상 완료됐음을 시사한 겁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북한이 고체연료 ICBM을 더 이상 '시험발사'할 필요가 없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대량생산 및 실전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발사 훈련'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빠르면 다음 달 김 위원장의 40세 생일을 앞두고, 올해 3월 공개한 전술핵탄두를 활용해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까지 제기됩니다.
 
북한의 거듭된 무력 도발과 협박성 '엄포'에 우리 측도 '강대강'으로 맞서면서 한반도 내 '치킨게임'은 가팔라지는 모양새입니다. 이날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은 한반도, 역내 그리고 국제 평화와 안보를 중대하게 위협하고 국제 비확산 체제를 저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을 상기시키며 "핵을 포함해 모든 범주의 역량으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원식 국방장관도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변함없는 야욕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강력한 힘' 뿐이다"라며 "'응징이 억제이고, 억제가 곧 평화'라는 것은 인류 역사가 증명한 교훈"이라고 밝혔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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