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광주·충북=최수빈 기자] "방해하지 맙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10시7분쯤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문 앞에 도착하자, 미리 도착해있던 100여명의 한 비대위원장 지지자와 유튜버들 사이에서는 강화된 경찰 경비에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경찰에 둘러싸여 일정 소화…기동대 300여명 동원
지난 2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피습을 당한 여파로,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경찰의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공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경호에 광주경찰청 기동대의 4개 중대가 모두 동원됐습니다. 1개 중대당 약 70명으로 전체 인원은 280여명입니다. 여기에 5개 경찰서 형사 및 정보 경찰도 전부 동원됐습니다.
한 위원장은 광주송정역,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탑, 국립 5·18 민주묘지 등을 차례로 방문하는 동안 경찰에 둘러싸여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광주송정역의 경우 출구로 나가는 길목과 계단 세 칸마다 경찰이 배치될 정도였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마친 뒤 경찰 경호를 받으며 묘역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광주청 관계자는 "평소라면 당대표가 와도 근접 경호까진 안 하는데 이번엔 붙였다"며 "'이재명 (피습) 사건'을 고려해 경비를 강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는 "'국민의힘이 한 위원장에 대한 경찰 경호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일부 보도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경찰에서 경호 강화와 관련해 문의가 있었으나,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했었다"고 했습니다.
취임 후 첫 광주 방문… "오월정신, 헌법과 일치"
한 비대위원장은 5·18 묘지에서 참배한 후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는 것에 대해 적극 찬성한다"면서 "우리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이 들어가면, 우리 헌법이 훨씬 더 풍성해지고 선명해져 자랑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비대위원장이 광주를 찾은 것은 취임 후 처음입니다.
한 위원장은 "장관이 된 이후 매년 광주에 와서 5월 정신을 되새겼다"면서 "5월의 광주정신은 어려운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신이다. 저는 대한민국의 지금 헌법 정신과 그 정신은 정확히 일치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당 차원에서 잘 논의하고 있다"며 "그 입장은 저희 당의 그동안 입장과도 다르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어떤 식으로 헌법 개정 절차가 이뤄진다면, 지금 상황에서 5·18정신을 수록에 반대하는 세력은 아무도 없다"며 "헌법 개정 절차는 그 자체로 존중해야 될 부분이 있는 것이니, 그 부분은 미리 말씀드린다는 취지로 이해해달라"고 말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제가 나중에 반대하면 이 장면을 틀라"며 "절차적으로 헌법을 어떻게 하느냐, 원포인트 헌법 개헌도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 다만 지금 여러 가지 정치세력에서 그 부분에 대한 합의는 이뤄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내 무명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후 한 위원장은 오전 11시15분쯤 김대중컨벤션센터 2층에서 열린 국민의힘 광주시당 신년인사회에도 참석했습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행사 장소에 기자들만 들여보내고 유튜버 등의 입장을 제한했습니다.
아울러 한 위원장은 같은 날 오후 충북 청주 장애인스포츠센터 1층 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북도당 신년인사회도 찾았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행사 참여 인원이 900여명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신태현, 광주·충북=최수빈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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