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소비자가전박람회(CES)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CES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만큼 전시장 규모 역시 최대를 자랑하는데요. 규모만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면적의 약 12배에 달합니다. 때문에 전시장을 전시 기간 동안 다 둘러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로봇을 입는다면 가보고 싶은 부스 곳곳을 누비는 게 두렵지 않아 보입니다.
현지시간으로 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North Hall)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한 스타트업이 있었습니다.
바로 걷기 운동을 도와주는 웨어러블 로봇 ‘윔’을 만든 위로보틱스(WIRobotics) 부스였는데요. 위로보틱스는
삼성전자(005930) 종합기술원에서 로봇을 연구하던 엔지니어들이 2021년 8월에 창업한 스타트업입니다.
AI가 탑재된 윔은 착용자의 자세정보와 보행데이터 기반으로 착용자의 근골격계 정보를 분석하고, 이 데이터로 모드(지원·운동)를 선택해 보행 자세와 근력강화 등을 선택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합니다. 특히 고령으로 인해 근력이 저하된 시니어 타켓뿐 아니라, 신체 건강한 사람, 물류·건설현장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기자가 '윔'을 직접 착용하고 계단을 오르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오세은)
20킬로그램(kg)의 배낭을 메고 윔을 착용하면 에너지 14%를 덜 쓸 수 있습니다. 운동 모드는 저항력이 높아 사용자가 좀 더 많은 에너지를 쓰도록 해 근력 강화에 도움을 줍니다.
인상 깊었던 점은 독거노인의 우울즐 개선 효과도 윔이 이끌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위로보틱스는 수원시 영통구 보건소의 추천을 받아 영통구 독거노인 9명과 다른 지역 8명의 노인 등 총 17명 대상으로 8주간 주 2회 1시간씩 ‘윔’을 착용한 채로 산책한 결과 우울증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다리가 불편해 바깥 활동을 기피하던 독거노인들이 ‘윔’만 있으면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자신이 원하는 곳을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착용 방법도 간단했습니다. 모터가 달린 밴딩을 허리에 먼저 착용한 뒤, 보행 보조를 실제로 돕는 스틱 부분을 연결해주면 끝입니다. 시니어들도 30초 안에 착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보행 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 (사진=뉴스토마토 오세은)
무게도 1.6kg으로 초경량이어서 휴대성이 높습니다. 삼성전자가 출시를 예고한 보행보조 로봇 ‘봇핏’ 무게가 3kg인데 이와 비교하면 훨씬 가볍습니다.
위로보틱스는 세계 최초로 모터 2개가 출력하는 엔진력을 1개로 구현하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올해 ‘CES 혁신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습니다. 현재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 출시된 제품 대부분은, 양쪽 골반에 모터를 하나씩 달고 있어 무거울 수밖에 없고 또 이 때문에 앉을 수 없는 등 움직임에 제약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윔은 모터 1개로도 2개의 엔진력을 가지면서 동시에 모터가 1개로 줄어 무게를 크게 줄였고, 다리 움직임에 따라 스틱도 자유자재로 움직여 움직임에 제한이 거의 없습니다.
최병준 위로보틱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혼자 걸을 수 있는 모든 사람이 우리의 타깃”이라며 “위로비틱스는 세계 최초로 보행보조 로봇 분야에서 모터 1개로도 2개의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달부터 판매가 시작되는 ‘윔’의 가격은 280만원입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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