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업’이라 불린 카카오는 지난해 ‘최악의 해’를 보냈습니다. 사법리스크부터 독과점 이슈까지 악재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범수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 본격 등판하면서 공동체 쇄신의 기치를 내건 지금, 이슈의 중심에 섰던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두 기업의 상황과 전망을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중요한 분기점에 놓여 있습니다. 적자를 불사하고 덩치를 키우면서 지난해 구성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웹툰·웹소설 등 IP를 활용한 작품의 흥행과 성장세로 스토리 부문만큼은 5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는데요. 이제는 전체 실적을 흑자로 돌려야 할 중요한 시점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 전망은 불안합니다. 카카오의 위기 상황을 촉발한 ‘사법리스크’의 중심에 바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서 있기 때문인데요. 경영진을 향한 리스크가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어 쇄신 향배에 관심이 모입니다.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화면)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3분기 누적 연결기준 1조380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130억원의 순손실을 봤습니다. 하지만 웹툰·웹소설 등 IP를 활용한 스토리 부문은 신규 AI(인공지능) 서비스 도입을 발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해 반등을 이뤄냈습니다.
4분기에도 스토리 부문은 긍정적인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토리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라며 “ARPU(유료 사용자 1인당 평균 결제금액)와 이용자 지표가 동반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효율화 작업을 마무리한 북미 지역의 매출 성장세도 유지되는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나 혼자만 레벨업 포스터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나 혼자만 레벨업’ 애니메이션 글로벌 출시, ‘사내 맞선’·’이태원 클라쓰’ 등 인기 IP의 해외 영상화 등 글로벌을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칠 계획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모색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경영진 리스크’는 올해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SM엔터 인수 이후 터진 시세조종 의혹에 더해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의혹까지 불거지며 사정당국의 수사망이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지난 2022년 실적 악화와 지난해 단행된 구조조정 등 일련의 사태에 경영진의 책임을 요구하는 구성원들의 ‘사퇴’ 목소리 해결도 과제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2년 영업손실 138억원을 기록하며 7년 만에 적자 전환을 합니다. 많은 콘텐츠 자회사를 사들인 부작용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영상 어려움은 구조조정 단행으로 구성원들을 향했습니다. 카카오 노조 ‘크루 유니언’ 관계자는 “무분별한 인수로 회사가 적자가 됐고 일부 구조조정까지 이뤄졌는데 전혀 경영진이 책임지지 않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피켓 시위 하는 카카오 노조 '크루 유니언' (사진=연합뉴스)
최근 카카오의 ‘준법과 신뢰위원회’를 만난 크루 유니언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경영진 교체 요구’가 담긴 설문조사 결과를 제출했습니다. 크루 유니언은 향후에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조사와 사퇴, 그리고 경영진을 둘러싼 법적 문제 해소 촉구 목소리를 내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 변화도 감지됩니다.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이진수 대표와 김성수 대표가 물러난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회사 측은 “확정된 바 없다”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3월 말로 끝나는 임기, 구성원들의 ‘사퇴’ 목소리,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쇄신 의지 등을 비춰보면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집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경영진을 둘러싼 리스크를 해소하고 글로벌로의 영역 확장에 더욱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영자에 대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라며 “특히 웹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데,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웹툰을 넘어선 영역 확장과 글로벌화 그리고 IPO(기업공개) 등을 통한 새로운 성장의 전기를 빨리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법과 원칙대로 정도 경영을 하고 글로벌 사업 확장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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