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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 15일 18:4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쿠팡과
LG생활건강(051900) 간 힘겨루기가 4년 9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국내 제조업체들과 대척 관계에 놓여 있던 쿠팡이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먼저 화해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알리·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채널이 국내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사진=각 사)
중국 이커머스 성장에 우군 확보로 경쟁력 확대
1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엘라스틴·페리오·코카콜라·CNP 등 LG생활건강 상품 로켓배송 직거래를 재개했다. 오휘·숨37·더후 등 LG생활건강 럭셔리 뷰티 브랜드도 로켓럭셔리로 배송이 가능하게 됐다.
쿠팡이 먼저 LG생활건강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채널이 국내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만큼 쿠팡 역시 카테고리 차별화와 경쟁력 강화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지난해 3월 1000억원을 들여 국내에서 크로스보더 사업을 개시한 후 8월 기준으로 국내 이용자만 500만여명을 확보했다. 이어 약 2개월 만인 지난 10월에는 613만여명으로 22.6% 급증했다. 알리는 안정화된 배송을 위해 물류 창고 개설 등을 검토하는 등 국내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테무와 쉬인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테무는 ‘가성비’를 강점으로 보유한 중국 판둬둬의 온라인 쇼핑몰로 지난해 7월 국내에 진출, 약 3개월 뒤인 지난 10월 국내 가입자가 약 265만명을 기록했다. 중국의 유니클로를 표방한 쉬인의 월간 사용자 역시 지난 10월 약 67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계 이커머스 기업들이 국내에서 세를 확장해 나가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대형 제조업체 중심으로 이뤄진 ‘반(反) 쿠팡 연대’와 화해가 절실해진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CJ제일제당(097950)과도 거래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그동안 쿠팡은 중소상공인과 협력을 하며 상황을 타개해 나갔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었다"라며 "시장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대기업 우군을 확보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쿠팡은 럭셔리 강화·LG생건은 온라인 확대 '윈윈'
LG생활건강과 거래재개는 럭셔리 브랜드를 키우겠다는 쿠팡의 목표와도 일맥상통한다. LG생활건강은 오휘·숨37°·더후 등 럭셔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애국소비(쿼차오) 확산과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뷰티 브랜드 매출이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2조1522억원의 매출고를 올리고 있다. 브랜드별로 더후 55%, 숨37° 3%, 오휘 4%, CNP 3%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쿠팡으로서는 ‘초저가’를 내세우고 있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와 차별화가 필수적이다. 알리·테무·쉬인 등과 겹치는 카테고리가 증가하고, 알리에서 지금과 같이 싼값에 판매할 경우 향후 시장 점유율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LG생활건강으로서도 쿠팡과 거래재개를 통해 온라인 채널 확대라는 이점이 있는 만큼 양사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쿠팡과 거래가 끊긴 상황에서도 고성장세를 유지했다. 쿠팡과의 거래가 중단되기 전까지 화장품을 제외한 생활용품과 음료 등을 중심으로 로켓배송 서비스를 전개했다.
지난 2019년 4월 로켓배송이 중단된 이후에도 생활용품은 2019년 1조5632억원, 2020년 1조9662억원, 2021년 2조582억원, 2022년 2조2098억원으로 4년간 매출액이 41.36% 증가했다. 음료 부문 역시 매년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2019년 1조1415억원, 2020년 1조5132억원, 2021년 1조5919억원, 2022년 1조785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대비 약 56.44% 증가한 수치다.
반면 전체 매출에서 과반을 차지하던 화장품 사업 부문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9년 4조6708억원에 달하던 화장품 매출액이 2020년 4조3651억원, 2021년 4조4414억원, 2022년 3조2118억원으로 지난 4년간 31.24% 급감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기간 60.77%에서 44.70%로 약 16%포인트 줄었다.
화장품 사업의 경우 매출의 86% 이상이 오프라인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채널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 가운데 온라인 점유율 24.5%에 달하는 쿠팡과 거래를 재개하면서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미 쿠팡 내 오픈 마켓을 통해 LG생활건강의 제품을 판매하는 셀러들이 존재했던 만큼 로켓배송 재개가 매출 증대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에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이에 LG생활건강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기존 오픈마켓을 통해 LG생활건강의 제품을 판매했던 셀러들이 있지만 로켓배송 재개를 통해 더 많은 셀러들과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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