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통합 블록체인 출범…목표는 '아시아'
2분기 내 통합 메인넷 구성…사업 이니셔티브 추진
'아시아 시장' 공략 목표…"시장 선점해 폭발적인 성장"
전문가들, 통합 배경으로 '양 블록체인 침체' 꼽아
전망도 회의적…"시너지 날 수 있지만 쉽지 않을 것"
2024-01-17 15:48:52 2024-01-17 17:20:47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카카오 계열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 네이버 계열의 블록체인 플랫폼 핀시아가 생태계를 통합하고 신규 블록체인 메인넷을 출시한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입니다.
 
클레이튼 및 핀시아 재단은 16일 두 블록체인 생태계를 통합하고 가칭 프로젝트 드래곤이라는 신규 브랜드를 구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생태계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신규 거버넌스 투표를 진행해 의견을 수렴하고 올해 2분기 내에 통합 메인넷을 위한 새로운 사업 이니셔티브를 추진한다는 목표입니다.
 
클레이튼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플랫폼입니다. 이후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인 크러스트가 운영을 맡았고 지난해 3월 독립했습니다. 현재는 카카오와 분리된 형태로 클레이튼 재단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핀시아는 네이버의 관계사인 라인의 블록체인 자회사 라인테크플러스가 개발·운영을 해 온 플랫폼입니다. 지난해 3월 라인테크플러스가 출범시킨 핀시아 재단이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클레이튼 재단과 핀시아 재단이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합하고 신규 블록체인 메인넷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진=클레이튼, 핀시아 재단)
 
두 재단이 통합을 결정하게 된 배경으로는 아시아 블록체인의 위기가 꼽힙니다. 아시아 시장 자체는 크지만 블록체인 성장이 더뎌 통합 플랫폼으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겁니다. 특히 두 재단은 네이버 라인과 카카오의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인프라와 프로덕트 등 자산으로 시너지를 내고 아시아 시장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습니다.
 
양 재단은 아시아 시장은 글로벌 GDP34%, 암호화폐 거래액의 77%를 주도하고 있지만, 아시아 블록체인의 시가총액 기준은 5% 수준으로 낮고 파편화 돼 있다라며 핀시아와 클레이튼을 통합해 아시아 넘버원 블록체인을 구축하고 더 빠르게 시장을 선점해 폭발적인 성장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가상자산(코인)이 성장하지 못하고 장기간 침체기를 겪은 것도 통합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클레이튼은 카카오 계열의 블록체인으로 주목받았지만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코인 클레이의 가격은 줄곧 하락했고 러그풀(먹튀)’ 논란까지 불거지며 신뢰도 잃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코인의 73%를 소각했음에도 가격을 살리지 못했습니다. 핀시아도 장기간 침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코인 링크(LN)’를 핀시아로 리브랜딩 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지 못했습니다.
 
조재우 한성대 사회과학부(블록체인연구소) 교수는 클레이튼이 오랜 기간 많은 자금을 투입해왔는데 그동안 큰 성과나 모멘텀이 발생하지 않았다라며 블록체인 업계에서 추동력을 얻고자 하는 양 측의 의지가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두 플랫폼이 통합하면 420개 이상의 탈중앙화애플리케이션(디앱·DApp) 및 서비스, 45개 이상의 거버넌스 파트너 등이 확보됩니다. 양 재단은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 최대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또한 통합 토큰(가칭 프로젝트 드래곤 토큰·PDT)’을 발행해 라인 및 카카오 메신저에서의 사용성을 갖고 새로운 토크노믹스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양 플랫폼의 통합 출범을 다소 회의적인 시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두 플랫폼의 통합으로 카카오나 라인 등 본사가 더 신경을 안 쓸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라며 통합에 의한 시너지가 날 수는 있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플랫폼 활성화가 더 중요한 목적일 것 같다라고 짚었습니다.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는 카카오나 라인 모두 클레이튼과 핀시아를 자기 비즈니스에 접목한 적이 없다라며 이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곳들이 많은데 기업의 후광으로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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