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L중앙, 빚 돌려막기…IPO 앞둔 '재무마사지' 시작
작년 3분기말 기준 부채 7100억…부채비율 127% 수준
차입금 의존도 34.4%까지 확대
적자 탈피 숙제…회사채 등급은 하향세
2024-02-02 06:00:00 2024-02-02 06:00:00
[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에스엘엘중앙(SLL중앙)이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소위 말하는 '재무마사지'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요. 채무 상환을 위한 회사채 발행을 지속하면서 빚을 내서 빚을 갚는 돌려막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채 발행을 통한 채무 상환이 이어지는 이유는 영업적자가 원인으로 꼽힙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LL중앙은 최근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1999년 설립된 SLL중앙은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콘텐트리중앙(036420)의 자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2020년 제이콘텐트리스튜디오를 흡수합병한 뒤 JTBC콘텐트허브에서 현재의 SLL중앙으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SLL중앙은 작년 한해 동안에만 회사채로 1950억원을 조달했습니다. 회사채 발행액은 2020년 350억원에서 3년만에 약 6배 증가한 것인데요. 
 
지난달말에도 SLL중앙은 기존 채무상환을 위해 74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신용등급 BBB급인 SLL중앙 회사채(무보증사채) 수요예측에서 1년물 200억원 모집에 210억원, 2년물 300억원 모집에 550억원 등 총 76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는데요. 발행 규모를 500억원에서 740억원 상향했습니다. 연이율은 7%대입니다.
 
모집액은 모두 작년에 빌린 채무 상환에 쓰일 예정인데요. 공모사채 상환에 500억원, 씨티은행 일반대출 상환에 150억원, 사모사채 상환에 110억원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SLL중앙은 지난해 9월에도 회사채를 발행해 채무 상환에 나선 바 있습니다. 당시 1년물 360억원, 2년물 39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연이율은 각각 7.20%, 7.99%였는데요. 750억원 중 500억원은 연이율 4.40%짜리 회사채를 상환하는데 사용됐습니다. 
SLL중앙의 2022년 화제작 '재벌집막내아들'과 '슈룹'의 포스터. 사진=SLL중앙
 
SLL중앙의 회사채 금리가 기존 4%대에서 7%대로 2배 가까이 높아진 이유는 SLL중앙의 신용등급이 내려앉았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9월 한국기업평가는 SLL중앙의 등급전망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습니다.
 
등급 전망 하향과 관련해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자회사 손실 발생 등으로 영업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분 투자, 제작비 부담 가중 등으로 차입부담이 확대되고 있고, 단기간 내 유의미한 수준의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속적인 회사채 발행으로 SLL중앙은 차입금 의존도는 확대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LL중앙의 차입금 의존도는 2021년 21.4%, 2022년 25.4%로 집계됐습니다. 2023년엔 3분기말 기준 34.4%로 확대됐습니다.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악순환이 차입금 의존도 확대로 나타나는 모양새인데요. SLL중앙 관계자는 "SLL 중앙의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중"이라며 "장기적 채무상환 계획에 따라 회사채 발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SLL중앙이 1조원대 IPO를 선언한 만큼 IPO를 위한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회사 부채는 작년 3분기말 기준 71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27.5% 수준인데, 2022년말(113.6%)대비 증가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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