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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위성정당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2024-02-08 06:00:00 2024-02-08 06:00:00
이재명 대표가 광주 5·18민주묘지에서 준연동형 선거제 유지를 밝혔습니다. 긴 숙고 끝에 민주당의 입장이 정리되었습니다. 총선 2달 앞두고 결정한 점이 못내 아쉽지만, 다행입니다. 보수 언론은 이 대표의 결정에 대해, 4년 전 총선처럼 ‘위성정당 난립 사태’가 반복될 것이라고 비판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정작 위성정당을 대놓고 만들겠다는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으면서, 이재명 대표의 발표에 대해 ‘꼼수 위성정당’ 시도라고 폄하하는 것은 지나칩니다.
 
위성정당은 사실상 ‘위장정당’ 꼭두각시 정당을 말합니다. 위장정당은 확연하게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당지도부는 거대정당 공천에서 탈락한 20여 명으로 위장 탈당한 사람들입니다. 둘째 모체정당이 비례대표 후보와 순번을 결정하고 위장정당에서 그대로 의결합니다. 셋째 정당법에서 정한 민주적 선출 규정을 무시하고, 대의기구에서 통과의례로 명단을 추인합니다. 이 위헌적 행태를 한국선거관리위원회가 합법이라고 유권해석을 해 준 것은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넷째 정당의 명칭을 유사하게 짓고, 모체정당은 비례대표를 등록하지 않고, 정당기호를 빈칸으로 비워둡니다. 다섯째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모체정당과 합당을 하여 국고보조금을 승계합니다. 이런 정당은 꼭두각시 정당 ‘위장정당’입니다. 국민을 무시하고 바보를 만드는 일을 4년 전에도 하고, 이번에도 또 한다는 것입니다.
 
4년 전, 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는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선거제도는 지역에서 한명만 당선하는 소선거구제입니다. 정치학 고전에 소선거구제는 양당제로 귀결된다는 법칙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소선거구제 나라가 미국과 영국입니다. 초창기 선거제도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고, 세계제국을 경영한 역사적 산물로 ‘승자독식’의 세계관이 오랫동안 자리를 잡은 나라입니다. 지역단위에서 국회의원을 선출하고 지역을 대표하여 국왕에게 파견되는 대표의 성격을 띠었던 것입니다. 미국과 영국을 제외한 유럽의 대부분 국가는 지역대표성보다 정당대표성을 우선시하였습니다. 후발 자본주의 국가로서 국내적 갈등을 해소하는 차원과 노동계급의 혁명보다는 개혁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각 정당이 지지받는 만큼 의석을 가져가는 비례대표제를 기본으로 하게 된 것입니다. 비례대표제가 기본인 나라들은 정당의 이념 가치 정책이 경쟁수단이 되지만, 지역구 제도가 기본인 나라들은 개인 인물과 지역개발 공약이 경쟁수단이 됩니다. 여론조사에서 어떤 국회의원을 뽑을 것인가라는 질문 문항에 “정책과 공약을 보고 선택하겠다”라는 정답은 정작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고, 인물의 유명세와 양당 중에 선택하는 이유가 바로 소선거구제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거대양당은 소선거구제도 덕분에 60% 지지도를 가지고도 국회의석의 90%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런 불공정을 해소하기 위해, 가능한 민심 그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비례대표에서 보충해 주는 것이 준연동형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 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라고 했습니다. 국민의힘의 반칙에 또 다른 반칙으로 대응하겠다는 논리라서 거대정당의 탐욕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 주도의 비례연합정당은 연합정치로 한걸음 전진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기득권 양당제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한계를 보여줍니다. “강도가 칼을 들었으면, 방패라도!”라는 말속에 위성정당을 둘러싼 이재명 대표의 고뇌와 한계가 보여서 안타깝습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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