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핵심인물로 꼽히는 '로비스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에 대한 1심 판결이 13일 나옵니다. 백현동 관련 재판 중 법원의 첫 판단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백현동 관련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됩니다.
김인섭,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 대가 77억 수수 혐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오는 13일 오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알선수재)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표에 대한 선고기일을 진행합니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성남시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 알선 등의 대가로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으로부터 현금 77억원을 수수하고 함바식당 사업권을 받아 5억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혐의로 지난해 5월 구속기소됐습니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을 통해 성남시에 영향력을 행사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백현동 사업 참여를 배제하고 정 회장이 운영하는 성남알앤디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가 인허가 특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 전 대표는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대표가 과거 시장 선거를 준비할 때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내는 등 성남시 내에서 '비선실세'로 불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12월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김 전 대표)은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비선실세로,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각종 인허가를 알선하는 대가로 정씨로부터 77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면서 "장기간 지역 권력과 유착해 저지른 전형적인 권력형 지역 토착 비리 사건으로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징역 5년과 추징금 66억여원을 구형했습니다.
반면 김 전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백현동 개발 과정에서 로비나 불법 특혜는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백현동 로비스트로 낙인찍혀 지금도 잠을 설칠 정도로 억울하다"며 "정씨의 제안을 받고 사업 성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는데 제 최선이 다른 누군가를 배불리는 데 이용되고 제 역할은 로비로만 치부돼 허탈하고 치욕스럽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백현동 의혹 관련 첫 선고라 주목을 받습니다. 김 전 대표가 부당한 알선을 받았다거나 로비 대가로 혜택을 얻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이 대표와의 연관성이 성립되는 만큼 이 대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백현동 의혹·고 김문기 허위발언'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등 모두 3개의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정 회장도 재판에 넘긴 데 이어 이 대표가 백현동 사업을 민간업자에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해 불구속기소했습니다.
'백현동 특혜 의혹'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지난해 4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사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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