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대책 효과 없다"…설 이후 서울 집값 최대 2%↓
전문가 5명 중 3명 "설 이후 집값 하락"
전셋값, 수도권 중심으로 상승 지속
정책 지원 집중…올해 하반기 내 집 마련 적기
2024-02-12 14:09:48 2024-02-12 14:36:10
 
[뉴스토마토 송정은·홍연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연초를 넘어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부가 '1·10 부동산 대책'과 '2기 GTX' 청사진 등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발표했지만 백약이 무효한 모습입니다. 
 
고금리 여파로 주택거래시장 관망세가 길어지면서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10주 이상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만 하반기에는 금리인하 가능성도 높고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 발표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느정도 회복세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란 의견도 나옵니다. 
 
전문가 5명 중 3명, "설 이후 서울·수도권 집값 하락"
 
12일 뉴스토마토가 부동산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명 중 3명이 서울과 수도권 주택 매매시장이 약보합 내지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설 이후 상반기 서울 매매시장 변동률을 1~2% 하락세로 예상하면서 "아파트 매매 시장은 지난해 10월부터 거래시장이 다시 주춤한 상황"이라며 "평년보다 저조한 거래량을 보이고 있으며 수도권 아파트 기준 3.3㎡ 당 매매가는 2021년 고점대비 11.6% 가량 하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4분기부터 수도권 주택시장 재조정 움직임이 본격화 된 가운데 올 상반기 내로 조속한 금리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회복세도 미미하고 낮은 조달 금리로 인해 주택 구매수요의 풍부한 유입을 기대하기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상승세를 예상한 전문가도 서울과 수도권으로 한정한 국지적 상승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매매가의 경우 지역적·국지적 양극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서울권과 지방으로 나누면 서울은 상승하겠지만 둘을 합친 전국은 그만큼의 상승세가 나올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 5인 설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그래프=뉴스토마토)
 
부동산 대책 "한계 뚜렷"…전세시장 강세 전망
 
재건축·재개발 사업 속도를 올리는 1·10 부동산 대책 등 연초 규제완화 정책의 효과에 대해서도 아직은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습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하락장에서는 규제완화를 하더라도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다.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라며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매수할 사람은 없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위기, 미·중 갈등, 2개의 전쟁, 한국경제의 침체, 미 연준 금리 등 거시적 측면의 지표는 개선될 여지가 불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또 건축자재비 상승, 인건비 상승, 토지가격상승 등 미시적 측면의 지표도 개선될 여지가 없다"며 "특히 재건축의 경우에도 재건축 후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하는데 재초환 문제도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전세시장 강세는 상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수도권 전세가격 변동률은 최소 1%대에서 많게는 5%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의 경우 아파트 입주물량의 뚜렷한 감소, 빌라왕 사태 이후 비아파트 기피현상, 집값 약세에 따른 매매거래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중"이라며 "이에 서울·수도권 전세시장은 상반기 최대 5% 상승하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갱신수요와 수도권 이전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집주인 입장에서도 가격을 크게 낮춰 매도하는 것보다 임대를 선택하는 경우가 나타날 수 있어 전세난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에 서울 기준 전세가격은 2%~3%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무주택자와 실수요자 내집 마련 적기는 대부분 올해 하반기를 꼽았습니다. 이동현 위원은 "올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고, 경기회복 및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특례대출 등)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은형 위원은 "지금같은 하락장에 내집 마련 수요자들은 청약 점수 쌓고 청약 넣는 것을 1순위로 해야한다"며 "집 살 돈 쌓아놓고 저점 매수해서 실거주도 하고 차익도 보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출 규제 완화 관건…'서울편입' 효과 제한적
 
침체 일변도의 부동산 시장의 재반등 키워드로 대부분 '금리 인하'를 꼽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금리 이외에도 대출규제 완화가 또 다른 주요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 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이은형 연구위원은 "지금과 같은 하락시장에서는 미국 기준 금리가 부동산 시장의 향배를 가를 알파이자 오메가"라며 "다만 수요가 밀집된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신생아 특례대출 등 실수요자 대상 정책과 대출규제 완화가 어느정도 효과를 거둘 순 있다"고 말했습니다.
 
함영진 랩장은 "여신과 다주택자 등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방향도 주요 요소"라며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여부나 스트레스 DSR 실시, DSR 규제를 전세대출까지 확대할 것인지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포를 비롯한 수도권 도시의 '서울 편입' 이슈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해당 지역 집값이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서진형 교수는 "편입되면 서울이라는 상징성, 생활인프라의 공유 편리성,  공동체의식의 변화 등으로 인해 해당 지역 집값의 약간의 상승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여경희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호가 상승, 매물 보류 사례가 나올 수 있다"며 "다만 서울 편입은 장기 사업인데다 변수도 많아 투자자들도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때문에 연내로 뚜렷한 시장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송정은·홍연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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