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초박빙 구도를 형성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17.15%포인트 차이로 압승한 점을 감안하면, 거대 양당의 지지율 추세선이 엇갈린 셈입니다.
20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20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는지' 묻는 질문에 국민의힘 43.2%, 민주당 41.7%, 개혁신당 6.4%, 녹색정의당 1.5%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3월 초 조사 이후 약 49주 만에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습니다. 이번 조사는 본지 의뢰로 지난 17~18일까지 조사(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했습니다.
지난 19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5~16일 전국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민주당은 40.2%, 국민의힘은 39.1%로 조사됐습니다. 양당 간 지지율 격차는 1.1%포인트에 불과했습니다. 직전 조사에서는 0.9%포인트 차이였는데, 이는 지난해 3월 2주 차 조사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가장 작은 격차였습니다.
최근 3차례 총선…지지율 도취 땐 '패배'
본지가 최근 3차례(19~21대) 총선을 분석한 결과, 최종 승패는 D-50 이후 뒤집혔습니다. 50일 전 지지율 1위 정당과 실제 의석 1위 정당이 달랐습니다. 지지율이라는 '자만심'에 도취한 정당이 늘 민심의 심판을 받은 겁니다.
지난 2012년 4월 11일 실시된 19대 총선을 50여 일 앞두고 발표된 '리얼미터' 2월 2주 차 정당 지지도 조사를 보면 민주통합당(현재 민주당)은 35.8%, 새누리당은 33.9%였습니다. 2월 3주 차 조사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져 민주통합당이 37.8%, 새누리당이 32.6%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선거 결과 실제 의석은 민주통합당이 127석, 새누리당이 152석을 가져갔습니다.
20대 총선에서도 판세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2016년 4월 13일 실시된 20대 총선을 50여일 앞두고 발표된 '리얼미터' 2월 2주 차 정당 지지도 조사를 보면 새누리당이 39.7%로 25.9%인 민주당에 크게 앞섰습니다. 2월 3주 차 조사에서도 새누리당이 41.7%, 민주당이 26.7%로 격차는 유지됐습니다. 새누리당의 압승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지만 실제 의석은 새누리당 122대 민주당 123으로 민주당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발표된 '리얼미터'의 2월 3주 차 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이 40.5%, 미래통합당이 33.7%인데요. 실제 의석은 민주당이 180석, 미래통합당이 103석으로 나타났습니다. 위성정당의 비례대표 의석을 합친 의석인데, 총선을 50일 앞두고 발표됐던 지지율에 비해 민주당은 더 많은 의석을 미래통합당은 훨씬 적은 의석을 가져가게 됐습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총선을 50일 앞두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실제 의석은 비례하지 않고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공천 잡음부터 막말 리스크까지…선거 '최대 악재'
19대 총선 당시를 돌이켜보면, 승리가 예측됐던 민주통합당은 '구민주계'와 '친노계(친노무현)' 간 공천 갈등과 '막말 논란'을 겪으며 추락했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 유죄를 선고받은 임종석 의원이 공천을 받으면서 당내 반발이 심화되기도 했습니다.
20대 총선에서도 공천이 문제였습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내에는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 갈등을 넘어 '진박(진실한 친박)' 가리기가 더해지면서 이른바 '옥새 파동'까지 이어졌습니다. 새누리당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50일 뒤 국민들은 민주당을 원내 1당으로 선택했습니다.
21대 총선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겪으며 갈라졌던 보수정당(자유한국당과 새로운 보수당)이 다시 합당하며 반전을 모색했지만, 차명진 미래통합당 당시 후보의 '세월호 막말' 파문 등이 총선 막판 악재로 작용하면서 전세를 뒤집는 데 실패했습니다.
3번의 선거를 종합하면 각 당이 현재의 지지율에 안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역대 선거에서 민심은 각 당의 '공천 파동'·'막말'·'당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과 지지율 격차를 유지해오던 민주당이 안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뉴스토마토> 통화에서 "최근 민주당 내 공천은 공천 자체가 목적인 것처럼 진행되고 있다"며 "국민의힘과의 경쟁이 아니라 공천만 하면 본선에서 당선되는 듯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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