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12일 지난해 776만명을 대상으로 1조2604억원의 통신 요금을 감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17년도 4630억원에 비해 약 2.7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2017~2023년 취약계층 통신 요금 감면액. (자료=KTOA)
2000년부터 통신사업자취약계층과 국가유공자의 통신 요금을 35~50%까지 감면하고 있습니다. 감면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국가유공자에서 2008년 차상위계층, 2017년 기초연금 수급자까지로 확대됐습니다. 서비스 감면 범위는 유선전화, 이동통신 서비스뿐만 아니라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등의 서비스까지 확대해 감면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KTOA는 우리나라 통신사업자의 요금감면 규모는 국내 주요 산업과 해외 주요국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통신 산업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1조원이 넘게 취약계층 요금감면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이는 에너지(2000억원), 전기(7000억원)와 같은 주요 산업 대비 약 2~5배 높은 수준입니다.
해외 주요국의 요금감면 범위는 미국 유·무선 전화, 광대역인터넷 중 택 1종이고, 스페인과 프랑스는 유선전화 1종만 감면하는 것과도 대비됩니다. 전체 인구 대비 감면자 비율 역시 우리나라가 15.1%로 미국 2.2%, 스페인 0.0007%, 프랑스 0.0008%에 비해 최대 2만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요금감면 금액를 비교해 봤을 때 스페인보다 89배, 프랑스보다 191배 수준에 달합니다.
KTOA 현판. (사진=뉴스토마토)
통신사업자에 의존한 요금감면 제도가 지속되면서 지속가능한 정보통신기술(ICT) 복지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디지털 대전환에 따라 연령, 지역, 소득 등에 차별 없는 디지털 접근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국내 인구 고령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기초연금수급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감면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요금감면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상학 KTOA 부회장은 "취약계층의 디지털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통신요금뿐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 단말기, 애플리케이션(앱) 구매 지원 등의 다양한 방면으로 디지털 복지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디지털 복지는 국가와 디지털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가 함께해야 할 사회적 책무로 정부의 역할과 재원 분담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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