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비토로 '대북제재 감시' 못한다
'대북제재 감시' 유엔 전문가패널 활동 종료
입력 : 2024-03-29 08:55:47 수정 : 2024-03-29 08:55:47
지난해 12월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인도주의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 이행 상황을 감시하는 '유엔 전문가 패널'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다음 달 말에 활동을 종료합니다.
 
유엔 안보리는 28일(현지시간)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13개국이 찬성했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습니다. 또 다른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기권했습니다.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9개 이사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이 없어야합니다.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를 보조해 북한의 제재 위반 혐의 사례를 조사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매년 3월쯤 결의안 채택 방식으로 전문가 패널의 임기를 1년씩 연장해왔지만, 이번 부결로 전문가 패널의 임기가 다음 달 말로 끝나게 된 겁니다 이번에 연장안이 부결되면서 현재 전문가 패널의 임기인 4월30일이 지나면 활동이 종료됩니다.
 
러시아는 앞서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에 대북제재 결의안에 일몰조항을 삽입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거부됐습니다. 일정 시기가 지나면 대북제재의 효력이 자동적으로 사라지게 하자고 요구한 겁니다. 러시아는 또 전문가 패널 보고서도 일 년에 두 번에서 한 번으로 줄이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정부는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감독하는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 결의안이 부결된 데 대해 성명을 내고 유감을 표했습니다.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정부는 유엔의 대북제재 이행 모니터링 기능이 더욱 강화돼야 할 시점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 이사국의 총의에 역행하면서 스스로 옹호해 온 유엔의 제재 레짐(체제)과 안보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키는 무책임한 행동을 택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번 안보리 표결에서 나타난 대다수 이사국의 의지를 바탕으로, 북한이 안보리 결의 위반행위를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복귀하도록 기존의 안보리 대북제재 레짐을 굳건히 유지하는 가운데, 이의 엄격한 이행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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