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엔씨소프트가 올해 상반기 실적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최근 귀국한 김택진 대표가 풀어낼 미국 출장 성과가 관심을 끕니다.
8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 매출 4051억원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5.4%와 95.8% 줄어들 전망입니다.
매출 감소 원인으로 지난해 12월 출시한 PC 판 '쓰론 앤 리버티(TL)' 흥행 부진, 모바일 게임 '리니지M'과 '리니지2M', '리니지W'의 4분기 업데이트 효과 소멸 등이 지목됩니다. 리니지M과 리니지2M, 리니지W의 1분기 하루 매출은 각각 12억원과 6억원, 1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각각 전분기보다 7%와 17%, 10% 줄어든 수치입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 왼쪽)가 마크 로메이어 구글 클라우드 부사장과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협업을 논의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신규 IP(지식재산권) 게임 '배틀크러쉬'와 '프로젝트 BSS', 연내 TL 콘솔판을 출시합니다. 중국 현지에선 '블레이드 & 소울 2'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신작을 통한 매출 규모는 기존 리니지보다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3분기부터 신작 성과가 반영될 예정"이라면서도 "기존 모바일 게임 대비 저과금의 BM(사업모델)으로 실적 기여는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에 지난달 주주총회 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미국 출장을 소화한 김택진 대표의 성과가 이목을 끕니다. 김 대표는 박병무 대표와의 공동대표 체제를 선언하면서, AI와 리더 양성을 통한 새로운 게임 개발 방식 개척에 집중한다고 밝혔습니다. AI 기술을 게임 제작에 도입해 비용의 효율화와 제작 기간 단축, 창작 집중성을 높인다는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최근 미국 구글 본사에서 인공지능(AI)와 클라우드, 생산성에 대한 중장기 협업을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양사는 게임 개발 과정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합니다. 게임 개발·운영을 위한 데이터 분석과 라이브 서비스 운영 최적화를 위해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합니다. 게이밍 생태계 구축을 위한 플랫폼 개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제미나이 포 구글 워크스페이스'도 활용합니다.
엔씨 자체 개발 생성형 AI 언어모델 '바르코' 고도화엔 구글 클라우드 '버텍스 AI'가 활용됩니다.
엔씨는 김 대표의 이후 출장 동선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김 대표는 구글과의 협력 발표 이후 현지 기업들을 찾아가 게임 경쟁력 제고를 모색하고 4월 초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대표가 '게임의 재미'를 끌어올리는 동안, 첫 공동대표인 박병무 대표는 경영 내실화와 투자,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성장 동력 찾기에 힘쓰고 있습니다. 숫자에 치중하지 않고 조직을 공고히 해, 김 대표가 추구하는 엔씨의 세계화를 지원한다는 전략입니다. 박 대표는 IP 확보를 위한 국내외 게임사 투자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습니다.
현재 엔씨는 구글 외에도 아마존과 소니 등 주요 업체들과 게임 분야 협력을 강화해왔습니다. 아마존게임즈가 연내 TL 출시를 위해 이달 10~17일 PC 스팀과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시리즈S·X에서 글로벌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합니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와의 시너지도 다각도로 검토중입니다. 엔씨는 IP 경쟁력 확대를,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의 저변 확장을 노립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신작 출시와 더불어,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협력으로 시너지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및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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