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승은 기자] 올해 1분기 나라살림 적자가 75조원 이상 불어나면서 불안정한 경기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경제 안정을 위한 '신속집행' 기조로 재정 지출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올해 들어 3월까지 국세수입은 전년보다 2조원 이상 덜 걷혔습니다. 특히 국내 주요 기업 실적이 꺾이면서 법인세는 지난해보다 5조원가량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누계 총수입은 147조5000억원, 총지출은 21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수입은 기금·세외수입이 늘며 1년 전에 비해 2조1000억원 증가했습니다. 지출은 신속집행 영향으로 25조4000억원 늘었습니다. 정부가 본예산 편성 목표치 대비 실제 걷힌 수입과 지출 현황을 보여주는 진도율은 수입 24.1%, 지출 32.3%입니다.
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누계 총수입은 147조5000억원, 총지출은 21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뉴시스)
수입은 국세수입, 세외수입, 기금수입으로 구분합니다. 이중 국세수입은 8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2000억원 감소했습니다.
국세수입 중 소득세, 법인세, 관세가 줄줄이 줄었습니다. 덜 걷힌 소득세(27조5000억원)는 7000억원 수준입니다. 법인세(18조7000억원)는 5조5000억원 덜 걷혔습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제한 통합재정수지는 64조7000억원 적자입니다. 또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사회보장성 기금(국민연금기금·사학연금기금·산재보험기금·고용보험기금)을 뺀 관리재정수지는 75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한주희 기재부 재정건전성 과장은 "신속집행 중 중앙정부 252조9000억원 중 3월까지 41.9%에 달하는 106조1000억원이 집행됐다. 이 과정에서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발생했다"며 "관리재정수지는 월별로 등락하는 경향이 있고, 신속집행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습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에 대해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그간 경기가 좋지 않아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커졌다"면서도 "1분기 상황만으로는 큰 판단을 할 수 없고 앞으로 세수 상황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수가 좋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도 "세금은 매달 똑같이 들어오지 않고 몇 달에 걸쳐 들어오는 부분이 많다. 법인세가 좋지 않았지만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높지 않은 만큼, 1분기 세수 현황을 보고 한 해 세수를 미리 예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4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15조원입니다. 1월부터 4월까지 국고채 발행량은 63조4000억원으로, 연간 총발행 한도의 40.0%입니다.
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관리재정수지는 75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세종=백승은 기자 100win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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