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성장률 최고 KT, 사회공헌엔 인색…기부금 대폭 삭감
1분기 기부금 37.53억…지난해 분기 평균 대비 40% 줄어
실적 늘었지만 기부금에는 '깐깐'
KT "기부금은 연도별 책정…22·23년엔 많았다"
김영섭 대표 체제 후 실적 대비 경쟁사에 밀리는 기부금
2024-05-21 16:58:04 2024-05-21 19:49:02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1분기 통신3사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한 KT(030200)가 기부금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장기업들의 기부금은 실적에 비례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경향이 짙은데요. 실적 성장에도 기부금은 지난해 분기 평균에도 한참 못 미친 수치로 집계됐습니다. 재무통으로 불리는 김영섭 KT 대표가 경영 효율화만 강조하면서 사회적 투자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KT는 1분기 연결기준 기부금으로 37억5300만원을 집행했습니다. 지난해 1분기 168억5000만원을 투입했고,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기부금은 246억6400만원이 쓰였는데요. 지난해 분기 평균 61억6600만원이 집행된 것 대비 40% 줄어들었습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1분기 우수한 실적을 냈음에도 사회적 투자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KT는 1분기 6조654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수치이죠. 별도기준 매출은 2010년 이후 약 14년 만에 1분기 기준 4조원 돌파라는 기록도 세웠습니다. 경쟁사인 SK텔레콤(017670)LG유플러스(032640)가 정체된 영업이익 실적을 낸 것과 달리 KT는 이익 개선부문에서도 가장 월등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는데요. SK텔레콤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0.75% 증가하는 데 그쳤고, LG유플러스는 15.1% 감소했습니다. 반면 KT는 4.2% 증가했습니다. 규모나 수익성 면 모두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한 것입니다. 
 
KT는 이에 대해 "기부금은 연도별로 책정되기에 분기별로 비교에는 무리가 있다"며 "2022년와 2023년도에는 통신3사 중 가장 많은 기부금이 책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KT의 설명대로 2022년과 2023년 각각 기부금으로 156억4200만원, 246억6400만원을 투입했습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이 기부금으로 114억4200만원, 147억6600만원을 책정한 것 대비 많습니다. 다만 2021년에는 SK텔레콤의 기부금 111억1600만원 대비 적은 109억8100만원이 기부금으로 투입됐습니다. 
 
매년 연도별 기부금을 가장 많이 했다고만 볼 수 없을뿐더러 경쟁사 대비 적은 기부금도 관찰됩니다. 매출액 대비로도 경쟁사에 뒤처지는 것 입니다. SK텔레콤과 매출 규모가 7조~8조원 차이가 나지만 연간 기부금 차이는 100억원 미만입니다. 가장 최근 수치인 1분기 기준으로 봤을때 양사의 매출 규모는 2조원가량 차이가 나지만, SK텔레콤의 기부금 총액이 46억2900만원으로 KT를 앞섰습니다. 
 
업계에서는 김영섭 KT 대표 집권 이후 비용통제를 강화한 영향이라는 평가를 내고 있습니다. 2022년 156억4200만원이던 기부금 규모가 지난해 246억6400만원으로 크게 늘어났지만, 이는 KT 대표 공백기인 지난해 1분기 대규모로 기부금이 집행된 영향입니다. 김영섭 대표는 지난해 8월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로 선임됐죠. 본격적으로 경영권을 잡고 움직인 지난해 4분기 KT의 기부금은 11억4100만원에 불과합니다. 재무통으로 익히 알려진 김 대표가 집권하면서 연간 재원 분배 차원이 아닌 비용 통제 차원에서 1분기 기부금도 통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데요. 통신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R&D), 설비투자(CAPEX) 등 비용 부분이 경쟁사 대비 소극적으로 집행되고 있다"며 "기부금 집행 역시 재무통 경영자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시장에서는 KT가 사회적 책임에 소홀하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습니다.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은 "이용자와 밀접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 사회적영역 기여에 소홀히 하는 측면이 보인다"며 "계속적으로 기부금을 줄여나가며 상생경영을 하지 않겠다는 모습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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