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고객 저변 확대를 위해 택했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서비스 제휴가 불과 2년반 만에 가격인상 축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인상된 디즈니플러스(디즈니+) 가격 인상이 국내 IPTV 제휴 요금제에 본격 반영되고 있는데요. IPTV 가입자 확대를 위한 마케팅 수단이 가격인상이라는 부메랑이 되는 모양새입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032640)는 내달 1일부터 IPTV와 디즈니+ 결합상품인 프리미엄 디즈니+의 가격을 4000원 인상합니다. 기존에는 월 2만4600원에 UHD 화질과 4대의 동시접속으로 디즈니+를 이용할 수 있었는데요. 다음달부터는 2만8600원을 납부해야 합니다.
기존과 동일한 요금으로 디즈니+ 결합상품을 이용하려면, 디즈니+의 저가 상품이 제공되는데요. LG유플러스는 디즈니+ 스탠다드 상품과 IPTV를 결합한 월 2만4600원 요금제를 출시합니다. FHD 화질로 디즈니+ 콘텐츠를 볼 수 있으며, 동시접속 가능 기기는 2대로 제한됩니다.
KT(030200)는 6월1일부터 기존 지니TV 디즈니+초이스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지니TV 디즈니+초이스 스탠다드, 지니TV 디즈니+초이스 프리미엄 상품을 내놓는데요. UHD화질·동시접속기기 4대 혜택을 제공하던 기존 상품은 프리미엄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FHD화질·동시접속기기 2대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사실상 가격이 인상됩니다.
LG유플러스와 KT는 "디즈니사의 가격 정책에 따라 요금제 변경이 이뤄졌다"고 설명합니다.
한국 진출 당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 대형 전광판에 디즈니플러스 광고가 상영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앞서 디즈니+는 지난해 11월1일 기준으로 단일 요금제였던 프리미엄의 가격을 인상하고, 스탠다드 요금제를 내놓았습니다. 프리미엄을 기존에는 월 9900원에 UHD화질로 시청하고, 동시 스트리밍은 4대까지 혜택을 제공해 왔지만, 이를 1만3900원으로 인상했고, 월 9900원으로는 FHD화질로 시청 가능한 스탠다드 요금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동시 스트리밍은 2대로 제한됩니다.
디즈니+ 요금인상 당시 LG유플러스와 KT는 IPTV 제휴 요금제 가격인상에 대해 검토되는 것은 없다는 입장이었는데요. 불과 6개월만에 가격인상을 단행하게 됐습니다.
업계에서는 제휴요금 특성상 시간차를 두고 나타나는 수순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과 계약상황에 따라 인상시기를 조율하며, 국내 소비자 가격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격 정책에 있어 시간차 전략을 쓰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LG유플러스는 무선서비스에 제공하고 있던 디즈니+ 혜택도 IPTV와 유사한 방법으로 인상에 나섰습니다. KT도 혜택 축소를 검토 중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필수재 성격인 방송통신 요금제 인상에 대해 정부뿐 아니라 소비자의 저항도가 상당해 즉각적으로 가격 인상을 반영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다"며 "제휴사의 가격 인상을 감수하다 소비자로 넘어가는 것이 업계에 통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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