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쿠팡에 1400억원 과징금...쿠팡 행정소송 예고
공정위 "소비자 기만, 공정경쟁 저해"
쿠팡 "상품 진열 권한 문제삼은 초유의 제재, 즉각 항소하겠다"
2024-06-13 14:16:56 2024-06-13 14:16:56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로(공정위)부터 1400억원 규모의 과징금과 검찰 고발 등 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공정위는 쿠팡의 검색 순위 조작 등을 통한 소비자 기만 행위를 엄중 제재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는데요. 쿠팡은 부당한 제재라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공정위는 쿠팡 및 CPLB(PB상품 전담 납품 자회사)의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하고 이들 회사를 각각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쿠팡은 이를 부당한 제재로 인식, 즉각 항소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본다는 방침입니다.
 
공정위는 쿠팡은 '자기 상품(PB 상품 및 직매입 상품)'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정 상품에만 순위 점수를 가중 부여하거나, 실제 검색 결과를 무시하고 순위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자기 상품을 검색 순위 상위에 올렸다는 것입니다.
 
2019년 2월부터 현재까지 중개 상품을 배제하고 최소 6만4250개의 자기 상품을 검색 순위 상위에 고정적으로 노출했다는 것이 공정위 설명입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상위에 고정 노출된 쿠팡의 자기 상품은 노출 수와 총매출액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프로모션 대상 상품의 총매출액은 76.07%, 고객당 노출 수는 43.28% 증가했고 검색순위 100위 내 노출되는 PB 상품의 비율도 56.1%에서 88.4%로 확대됐습니다.
 
이에 쿠팡에서 중개 상품을 판매하는 21만개의 입점 업체는 쿠팡의 자기 상품 고정 노출로 자신의 상품을 검색 순위 상위에 올리기 어려워졌습니다.
 
아울러 쿠팡은 2019년 2월부터 현재까지 2297명의 임직원으로 하여금 PB 상품에 긍정적 구매 후기를 달고 높은 별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최소 7342개의 PB 상품에 7만2614개의 구매 후기를 작성했습니다.
 
인지도가 낮거나 판매량이 적은 자기 상품의 검색 순위를 상승시키고,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취지였다는 겁니다.
 
아울러 쿠팡은 공정위의 1차 현장 조사가 이뤄졌던 2021년 6월 이전까지는 이 같은 리뷰 작성 사실을 소비자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습니다.
 
소비자들은 조직적으로 임직원이 작성한 구매 후기와 별점을 토대로 구매 선택하게 되는 등 합리적 구매 선택이 저해됐다는 분석입니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가 입점 업체의 중개 상품을 배제하고 자기 상품만 검색순위 상위에 올려 부당하게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는 제재 사안"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를 기만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국내외 사업자 차별 없이 지속 감시하고 법 위반 시 엄중히 법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쿠팡은 이 같은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다른 오픈 마켓과 달리 매년 수십조원을 들여 로켓배송 상품을 직접 구매, 빠르게 배송하고 무료 반품까지 보장해 왔다"며 "쿠팡의 '랭킹'은 고객들에게 빠르고 품질 높고 저렴한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로, 고객들은 이러한 차별화된 로켓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쿠팡을 찾고 쿠팡이 고객들에게 로켓배송 상품을 추천하는 것 역시 당연시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또 "가격이 싸고 배송이 편리해 많은 국민들의 합리적 선택을 받은 쿠팡의 로켓배송이 소비자 기만이라고 주장하는 공정위의 결정은 디지털 시대의 스마트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시대착오적이며 혁신에 반하는 조치"라며 "전 세계 유례 없이 '상품 진열'을 문제 삼아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과징금 총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과도한 과징금과 형사고발까지 결정한 공정위의 형평 잃은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쿠팡 본사 건물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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