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캐딜락의 122년전 초기 슬로건 '세계의 기준'을 전기차 시대에 다시 한번 재현하고자 모든 브랜드 역량을 리릭에 집중했다."
캐딜락이 리릭을 출시하며 강조한 설명 중 하나인데요. 아메리칸 럭셔리 브랜드에 걸맞게 리릭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마치 "럭셔리 전기차란 이런 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죠.
캐딜락 리릭.(사진=황준익 기자)
지난 12일 리릭을 처음 본 순간 디자인에 매료됐습니다. 우선 외관 디자인의 경우 전통적으로 사용한 크롬 그릴을 대신하는 리릭의 '블랙 크리스탈 쉴드'는 유니크한 그릴 패턴 및 라이팅 시그니쳐를 완성하며 캐딜락의 미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면서도 고급스러움을 한층 더 끌어올립니다. 특히 탑승자가 리릭에 접근하거나 잠금을 해제하면 자동으로 펼쳐지는 빛의 향연 '코레오그래피 라이팅'은 리릭 디자인의 정점입니다.
전면에 위치한 캐딜락 로고와 블랙 크리스탈 쉴드를 시작으로 진행되는 코레오그래피 라이팅은 9개의 개별 LED로 구성된 수직형 헤드 램프를 따라 빛이 아래로 흐르는 모습의 '디지털 레인'으로 독창적인 전기차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캐딜락 리릭.(사진=황준익 기자)
캐딜락 리릭.(사진=황준익 기자)
전체적인 형태는 보닛이 앞으로 길게 빠지면서 그릴이 수직으로 서 있어 세단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후면부는 리어 윈드쉴드 아래에서 시작해 C필러를 따라 루프까지 이어지는 리어 램프와 하단부로 이어지는 직선형 리어 램프가 연동돼 리릭만의 독특한 비주얼을 완성합니다.
실내 역시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하나로 통합된 형태의 33인치 커브드 어드밴스드 LED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알루미늄과 원목, 나파 가죽 등의 고급스러운 소재가 섬세한 디자인 요소와 만나 간결하면서도 럭셔리한 인테리어를 연출합니다. LED 앰비언트 라이트도 26가지 컬러를 제공해 실내에서도 빛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캐딜락 리릭.(사진=황준익 기자)
캐딜락 리릭.(사진=황준익 기자)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습니다. 전기차 답게 정숙한 실내를 자랑했는데요. 고속에서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았습니다.
리릭의 특징은 '가변형 리젠 온 디맨드'인데요. 스티어링 휠 후면에 장착된 압력 감지 패들 스위치로 감속과 정차가 가능합니다. 마치 자전거 브레이크 레버를 조작하듯 패들을 당기는 힘에 따라 회생제동이 걸리고 완전 정차까지 가능합니다. 이에 따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 손으로 제동을 조절할 수 있어 상당히 편했습니다. 원 페달 드라이빙도 가능하지만 가변형 리젠 온 디맨드로 운전하는 것이 주행의 재미를 살립니다.
캐딜락 리릭.(사진=황준익 기자)
고속주행에선 시원하게 치고 나갑니다. 차체가 크고 무거움에도 민첩하게 움직이며 스포츠 모드에선 가속 응답성이 빨라 속도감을 즐기기 충분했습니다. 승차감도 부드러웠습니다. 노면 요철이나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 불쾌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운전 중 차선 변경시 옆 차선에 차량이 다가오면 변경 방향에 따라 시트 방석 부위의 왼쪽 또는 오른쪽에 진동으로 위험함을 알려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전방 차량이랑 가까울 때는 전면 유리에 빨간 불빛이 나오면서 시트 앞쪽에 진동이 울립니다.
캐딜락 리릭.(사진=황준익 기자)
고가 차량임에도 아쉬운 점은 있었습니다. 우선 내비게이션이 없어 안드로이도 오토 또는 애플 카플레이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해야 합니다. 이에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탑재되지 않았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사용해봤는데요. 차전 중앙 유지 기능이 없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리릭은 102kWh의 대용량 배터리 팩을 탑재해 1회 충전거리를 465km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전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공인 전비는 1km당 3.9kWh인데요. 이날 서울에서 포천 왕복 90km를 에어컨을 켜고 주행했는데 갈 때는 4.0kWh, 올 때는 6.1kWh를 기록했습니다. 리릭은 국내에 스포츠 단일 트림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1억696만원입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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