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이 인정될 수 있도록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처리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해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습니다. ‘노조를 할 권리’마저 박탈 당하고 있어 노동기본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입니다.
강대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사무처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수십년간 화물연대와 함께 특고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 보장을 외쳐왔지만, 특고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보장하는 노조법 개정 요구는 언제나 뒷전이었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특고 노동자들이 노동자 정의 규정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노조법 2조1항이 개정된 법안이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2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린 노조법 2·3조 개정안은 지난 21대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습니다. 당시 개정안은 사용자와 노동자 범위를 확대해 하청노동자들이 원청과 실질적으로 교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이들은 노조법 2조1항의 근로자 정의 규정에서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가입한 자는 근로자로 추정한다’는 문구를 추가하고, 2조4항 가운데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동자성을 인정해 노조를 할 권리 등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유럽연합(EU)의 각국 대법원은 근래에 라이더와 우버 택시 등 특고·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해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라는 판결을 내렸다”며 “최근에는 EU가 ‘플랫폼 노동자 권리보장 입법지침’을 발표해 2년 내에 EU 각국에서 관련 입법을 마련하라고 결정하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가 개원되고 노조법 2·3조 개정안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특고 노동자들은 다시 한번 근로자 개념 확대가 빠진 채 논의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반드시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의 폭넓은 권리 보장이 이뤄지도록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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