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오는 11월 5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선의 첫 관문인 TV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기를 잡았습니다. 4년 만에 TV 토론으로 마주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난타전을 이어갔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이라는 약점을 이겨내지 못한 채 주도권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넘겼습니다. 여기에 대선의 승부처인 경합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 나가고 있어 이대로 가면 대선도 '트럼프의 승리'로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CNN 스튜디오에서 일 대 일 TV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악수도 없이 '대립'…바이든 '고령' 약점 노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일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에서 약 90분 동안 치열하게 대립했습니다.
지난 2020년 대선 토론 이후 4년 만에 마주한 두 후보는 악수는커녕 어떤 인사도 주고받지 않았습니다. 토론 와중에도 양측은 '막말'로 날 선 공방을 이어갔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멍청한 놈', '루저'(패자)라고 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거듭해서 '최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범죄자라고 겨냥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이 중범죄자라고 맞받아치며 '사법 리스크'를 부각시켰습니다.
이들은 이민자 문제와 낙태, 인플레이션 문제 등등에서도 번번이 맞섰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취임했을 때) 미국 경제는 자유낙하 중이었고, (코로나19) 팬데믹은 너무나 형편없이 처리됐다"면서 "우리가 해야 했던 일은 상황을 다시 바로잡는 것이었고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있다" 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갖고 있었다"고 반박하며 "그(바이든)가 만든 유일한 일자리는 불법 이민자를 위한 것이며, 미국 인플레이션을 형편없이 대응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치열한 대립의 승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됐습니다. <CNN>이 토론 직후 진행한 긴급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67%가 토론의 승자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꼽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한데요. <뉴욕타임스>(NYT)는 토론이 끝난 직후 "수개월 동안 끓어오르던 바이든 대통령 나이에 대한 우려는 토론이 끝나기도 전에 대중의 시야에 들어왔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년 전 보였던 말 끊기를 줄이며 차분하게 토론에 임하며 주도권을 잡았습니다.
대선까지 4개월…경합주 승자도 '트럼프'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한 미국 대선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누가 승리할 것인가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6월 18일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미국 공영방송인 <NPR>과 <PBS 뉴스아워>와 공동으로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 양자 대결에서 각각 49%의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조사기관이 지난 5월 말 발표한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50%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2%포인트 앞섰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동률을 기록한 겁니다.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전국 여론조사 평균을 집계·분석한 결과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율은 46%로 같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대선의 승패를 결정하는 건 '경합주'인데요. '에머슨대'와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13~18일 경합주 7곳의 양자대결을 조사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주 △조지아주 △위스콘신주 △네바다주 △펜실베이니아주 △미시간주에서 앞섰습니다. 특히 경합주가 아닌 민주당 성향의 미네소타주에서도 두 후보는 동률을 기록했습니다.
해당 언론은 현재 수치가 대선까지 유지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훨씬 넘길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럼에도 7월 11일 '성 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량이 결정되고 나면 경합주 판세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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