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아랫줄 왼쪽부터)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힘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7·23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는 후보들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이 서로 물고 물린다는 점입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약점인 '친윤(친윤석열)계의 비토'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강점인 '진윤(진짜 친윤석열) 지지'와 맞물려 있습니다. 특히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을 경우 치러지는 결선투표의 실시 여부에 따라 각 후보들의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뉴스토마토>는 주요 후보들의 강점(Strength)·약점(Weakness)·기회(Opportunity)·위협(Threat) 요인을 분석해 봤습니다.
인지도 높은 나경원 '애매한 포지션'
나경원 의원의 강점은 당내 높은 인지도입니다. 오랜 정치 경험과 서울에서 4선을 한 이력, 보수층에 소구력 있는 정치적 행보 등이 나 의원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최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나 의원이 인지도가 거의 대한민국 정치인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특히 나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탈당이 잇따랐던 시기에도 끝까지 당을 지켜왔던 점을 내세우며 보수 정당을 재건할 사람이 자신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나 의원이 대통령실과의 거리 설정에서 친윤도, 반윤(반윤석열)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입니다. 친윤(원희룡)과 반윤(한동훈) 주자가 명확히 대치 전선을 그은 마당에 '무계파 주자'로 위상이 어정쩡해졌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런 이유로 전당대회 과정 중에 지지세가 약화될 경우 단일화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나 의원은 지난해 전당대회 때에도 친윤계 초선의원들의 연판장 때문에 중도 하차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친윤계 지지' 받는 원희룡 '확장성 한계'
'친윤계의 지지'는 원희룡 전 장관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친윤계와 영남 지역 의원들의 지지를 확보한다면 강력한 당권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 시각입니다. 당 내부에선 여전히 윤 대통령의 임기가 3년 남은 상황에서 당대표가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국정과제를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에 맞춰 원 전 장관도 거듭 '당정 일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을 도와서 정권재창출을 해야 한다는 보수 지지층과 당원들의 절박함은 원 전 장관에게 분명한 경쟁력으로 꼽힙니다.
다만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0%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친윤'인 원 전 장관의 최대 약점입니다. 원 전 장관의 확장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 투표 비율이 80%로, 높은 만큼 친윤계의 지지는 큰 힘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친윤계 당대표'가 정권 재창출에 불리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오히려 원 전 장관에게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친윤계가 단일대오였던 지난 전당대회와 달리 내부에서 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위협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다만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에게 결선투표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1·2위 후보의 대결인 결선투표에 올라간다면 한 전 위원장과 맞붙을 것으로 보이는데, 단일화 여부에 따라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이 힘을 합쳐 한 전 위원장의 승리를 저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친윤계의 지지도 한 전 위원장의 맞대결 상대에게 쏠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초반부터 어대한…'총선 책임론'에 '원외 한계'까지
한동훈 전 위원장의 강점은 역시 당권주자들 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6월24~25일 조사·27일 공표·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2.4%는 국민의힘의 차기 당대표로 한 전 위원장을 지지했습니다.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은 각각 14.9%, 9.8%의 지지를 받아 한 전 위원장의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한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60.2%의 지지를 받으며 14.1%에 그친 원 전 장관과 나 의원을 크게 앞섰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둘러싼 한 전 위원장의 '반윤'(반윤석열) 행보는 위협 요인으로 꼽힙니다. 한 전 위원장은 출마 당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조건부 찬성하면서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에 나섰습니다. 자칫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이 재점화된다면 한 전 위원장에게는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정치 경험이 적다 보니 당내 세력이 약합니다. 당원들을 얼마나 동원할 수 있는지가 당선을 가르는 핵심 요인인데,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실제 당원들이 한 전 위원장 지지에 응답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총선 참패 책임론에서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차 투표에서 승리를 결정짓지 못하고 결선투표에 나선다면 한 전 위원장에게는 또 다른 위협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의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총선 직후부터 '보수혁신 대장정'이란 이름의 세미나를 여러 차례 열며 혁신쇄신 이미지를 쌓아왔습니다. 수도권 중진이라는 이력과 외교·정치적 감각은 윤 후보의 강점입니다. 다만 극복해야 할 약점으로는 '낮은 인지도'가 꼽힙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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