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경기 남양주시 7포병여단에서 열린 6.25 참전용사 초청행사에서 K9A1 자주포가 사격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우리 군이 8년 만에 서북도서 해상훈련에 나선 데 이어 육상 접경지대 부근에서도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6년 만에 포병 실사격 훈련을 재개했습니다. 북한이 전날 4.5톤급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화성포-11다-4.5'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공언하고 오물풍선을 살포하는 등 '복합 도발'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 조치인데요. 남북 관계가 그간 '안전핀' 역할을 해온 9·19 남북군사합의 이전으로 회귀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한층 고조될 전망입니다.
북 "초대형 탄두 전술탄도미사일 성공" 주장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일 미사일총국이 전날 4.5톤급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화성포-11다-4.5'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전술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초대형 탄두 장착 '전술탄도미사일'은 이른바 '괴물 미사일'로 북한은 최대사거리 500㎞와 최소사거리 90㎞에 대해 비행안정성과 명중 정확성을 확증하는 목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신은 또 "미사일총국은 신형전술탄도미싸일 '화성포-11다-4.5'의 250㎞ 중등사거리 비행특성과 명중정확성, 초대형탄두 폭발위력 확증을 위한 시험발사를 7월 중에 진행하게 된다고 밝혔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형 전술유도탄' 화성-11가(KN-23)를 기반으로 다양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개발했는데요. 북한은 KN-23에 전술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존 '화성-11다'는 사거리 600㎞에 탄두 중량 2.5t으로 KN-23을 고중량탄두용으로 개발했단 평가를 받았는데, 북한 주장대로라면 이번엔 탄두중량이 약 2배 무거워진 겁니다.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폭발력이 전략미사일급으로, 대도시 폭파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추가로 개발이 완료되면 '핵무기급'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또 우리 군이 보유한 현무 탄도미사일을 견제하고, 한·미가 사용하는 지하 벙커를 겨냥한 미사일로 추정됩니다.
다만 우리 군은 북한이 발사한 2발 중 한발의 사거리가 짧은 것을 고려할 때 한 발은 발사에 실패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9·19 군사합의 이전 '회귀'…한반도 긴장 '고조'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은 이날 오전 강원도 화천에 위치한 칠성 사격장과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적거리 사격장에서 K9 자주포 등을 동원해 포병 사격을 실시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K9 자주포 90여 발을 발사했고, 강원도에서는 K-105A1 차륜형 자주포 40여 발을 발사해 총 140여 발을 발사했습니다.
실사격 훈련이 진행된 사격장은 군사분계선(MDL) 이남 5㎞ 안에 위치해 있으며, 2018년 9·19 군사합의 이후에는 포사격 훈련이 실시되지 않았던 지역입니다.
지난달 26일에는 해병대가 서북도서에서 7년 만에 K9 자주포 해상사격 훈련을 실시했는데, 군이 9·19 군사합의 이전으로 온전히 되돌린 모습입니다.
관련해 육군은 "정부의 9·19 합의 전부 효력 정지로 훈련이 정상화됨에 따른 첫 지상 사격 훈련"이라며 "적 도발 시 대응 능력 및 화력 대비 태세 강화에 중점을 두고 시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접적 지역에서 포병 사격과 기동부대 훈련을 정례적으로 실시해 군사 대비 태세의 완전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군은 방어훈련을 9·19 군사합의 이전으로 모두 복원해 북한의 '복합 도발'에 대응해 간다는 방침입니다.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이 보다 더 실전적인 교육과 훈련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부대별로 사격 일정을 잡아서 진행할 것이고 여단급 이상 부대의 기동 훈련도 계획대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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