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왼쪽)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에서 증인선서 거부 이유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경찰이 8일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여야는 상반된 입장을 내놨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꽃다운 청년의 죽음을, 국민적 슬픔을 더 이상 정쟁화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특검 당위성을 선명하게 할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임 전 사단장 불송치 경찰 수사가 발표되자,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촉구하면서도 야당의 특검 요구를 "정쟁"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지금 고 채수근 상병 사건의 수사를 막고 방해하는 세력은 민주당"이라며 "책임 있는 공당이라면 국론을 분열시키기보다 치유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도 "안타까운 희생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일이 계속돼선 안 된다"며 "'답정너'식 정치 특검의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정쟁 특검은 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1주기에 맞춰 탄핵 촉구 청원 청문회까지 열고, 법리에 따른 경찰 수사결과 발표를 두고는 밑도 끝도 없는 외압설을 제기하면서 정챙화에만 골몰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입맛에 짜 맞춘 사실상의 '하명수사'라고 맹공을 폈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 수사를 앞두고 경찰이 일종의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는 겁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과거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붕괴 사고 등의 판결에 건물책임자와 공무원 등 모든 단계에서 관여한 이들에게 과실 책임을 물어 공동정범을 인정했다는 점에 비추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수사 결과"라며 "억지 짜맞추기 수사로 면죄부를 주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런 수사 결과를 핑계로 거부권 행사의 명분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여긴다면 크나큰 오산임을 경고한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소속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들도 "오늘 발표로 국방부뿐만 아니라 경찰에 대한 수사도 필요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대통령실과 국방부, 경찰로 이어지는 외압의 실체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특검이 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이 격노하고, 임성근 당시 사단장을 빼돌리기 위해 온갖 군데 전화를 돌리고 그 난리를 쳤는데, 경찰 고위 간부가 자신의 직을 걸지 않고서야 어찌 수사 결과에 진실을 담을 수 있었겠냐"며 "특검밖에 답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도 "기존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변명과 다를 바가 없다. 주어만 대통령실에서 경찰로 바뀌었을 따름"이라며 "임성근 하나 구하겠다고 국민을 저버린 것이다. 이제는 정말 특검만이 답이다. 윤 대통령의 해병대원 특검법 수용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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