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나선 나경원,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힘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당권주자들은 21일 보수 지지세가 강한 영남과 강원을 찾아 지지층 결집에 나섰습니다. 특히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소 취소 부탁을 폭로한 한동훈 후보를 향해 막판까지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이에 한 후보는 미래와 화합을 강조하며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했습니다.
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019년, 저의 패스트트랙 투쟁은 '해야 할 일'을 했던 것일 뿐"이라며 "한 후보는 윤석열정부 법무부 장관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 누군가 공소 취소를 요청하지 않았더라도, 법무부 장관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알아서 했어야 할 일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해야 할 일을 한 사람, 나경원이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나 후보는 이날 오전 보수 색채가 강한 강원도를 찾았습니다. 김진태 강원지사와 오찬을 함께하고, 지역 당원과 시민을 만났습니다. 오후에는 수도권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원 후보도 한 후보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원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한 후보를 향해 야당은, '당당하니 본인의 특검도 받을 것'이라며 조롱하고 있다"며 "'채상병 특검‘은 받고, '한동훈 특검'은 안 받을 방법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한 후보는 '우리'가 되고 '동지'가 되는 정치의 기본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100일만 쓰고 버리기에 아까운 것이 아니라, 100일은 너무 길었다"고 꼬집었습니다. 원 후보는 울산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패스트트랙 발언과 관련해) 본인이 문제를 키우고 있어 수습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원 후보는 전날과 이날 대구·경북·경남 지역을 훑으며 표밭을 다졌습니다. 전당대회 막판 나경원·원희룡 두 후보 모두 전통적 지지층이 모인 곳을 찾아 표를 결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윤상현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나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을 공개한 것을 두고 "막판에 당원들 사이에서 동요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 후보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 우표로 갈지, 안 갈지 예단은 못하겠다"며 "그러나 우려의 분위기가 강한 건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한 후보는 나 후보와 원 후보 비판에 대한 대응을 자제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상대가 인신공격에 집중할 때, 저는 여러분과 함께 미래로 가겠다. 그리고 화합하겠다"며 "투표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미 '대세론'이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나 후보와 원 후보의 네거티브에 반응하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한 후보는 이날 양산·김해·창원시 등을 방문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22일까지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ARS 투표를 진행합니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도 이날부터 이틀간 실시합니다. 투표 결과는 23일 전당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인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를 대상으로 28일 결선투표를 진행하게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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