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노사 관계 '첩첩산중'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노조와 갈등 이어져노조, 사측이 조합원 고소 남발…RSU 지급 약속 이행 어겨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과 사측과의 관계가 첩첩산중입니다.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이후 노조와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양상인데요. 노조는 사측이 조합원에 대한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있고,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지급 약속 이행 등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지회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오션은)대우조선 인수 과정에서 한화 자본은 뭐든 다해줄 것처럼 온갖 약속을 쏟아냈지만, 온갖 탄압과 부당노동행위가 판을 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22년 12월 본계약 체결 이후 6개월여 만인 2023년 6월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오션으로 출발했습니다. 한화는 당시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경영의 동반자로 노사 상생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단체협약과 노동조합의 합법적 쟁의권을 무시하고, 고소·고발을 통해 노동조합을 위축시키는 반노동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올해 들어 5차례에 걸쳐 조합원 110여명(중복자 포함)을 방위사업법 위반, 업무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고소·고발했다고 노조 측은 밝혔습니다.

 

노조는 "헌법이 보장한 노조의 단체행동권이 거제 한화오션에서는 불법 취급을 받고 있다"며 "대우조선 인수 이후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노사관계에 자신들의 책임은 전혀 없는 것처럼 노조와 조합원에게 고소·고발을 쏟아내고 있는 것은 한화 자본의 '노조 혐오 DNA'를 한화오션에서도 어김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와 대우조선지회가 19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한화오션의 노조 및 조합원에 대한 고소·고발 남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또한 한화그룹의 대표 보상 체계인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둘러싸고 노사 갈등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화오션과 노조가 RSU 지급 여부를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RSU는 일정 재직 기간이나 성과 등 약정 조건을 충족했을 때만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5월 노사 대표 간 상생 협약 합의서를 작성했는데요. 당시 노사는 '2023년 경영 실적에 따라 사측은 노조에게 RSU 300%를 지급한다'는 내용에 합의했습니다. RSU는 3년간의 의무 보유 기간을 갖고 150% 주식으로, 나머지 150%는 주식 가격에 연동한 현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에 양측이 동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난해 한화오션이 노사 합의로 설정한 경영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사측은 RSU 약정 조건상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 측은 당시 합의한 '경영 실적'이라는 단어가 선언적인 문구에 불과할 뿐이라며 지급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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