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SK그룹은 19일 이천포럼에서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과 그룹의 경영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 정신 내재화를 집중 논의했습니다.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을 필두로 AI 밸류체인을 강조하는 가운데, 이천포럼을 계기로 AI 생태계 확장 및 수익화 방안을 구체화할지 주목됩니다.
SK그룹은 이날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이천포럼 2024’ 개막식을 열고 21일까지 사흘간 이어지는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천포럼에서는 AI가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이번 이천 포럼의 주요 의제도 △AI생태계 확장 과정에서 성공적 가치 창출 방안 모색 △AI기반 DT(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한 변화관리 체계 △AI 시대,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 혁신 등으로 선정됐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리는 SK그룹 이천포럼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첫날 일정에는 최태원 SK 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등 계열사 주요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이 참석했습니다.
유영상 사장(SK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AI 수요 발생으로 금을 캐는) AI 골드러시 상황에서 SK그룹은 멤버사가 보유한 역량을 총결집하고, AI 서비스부터 AI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 변화의 기회를 빠른 속도로 잡아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SK텔레콤은 AI 신성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존 통신 사업의 AI 전환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추진 중입니다.
유 사장은 주제 강연을 통해선 "한국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지원해주면 이른 시일 내 AI 인프라가 발달한 나라가 될 것"이라며 통신 네트워크를 AI 네트워크로 바꿔 선구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인공지능을 주로 하는 행사라 SK온에 AI 기술을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공부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SK그룹은 지난 6월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룹의 리밸런싱(사업 재편) 일환으로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을 투자해 AI 및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K그룹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AI 반도체 △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 △ 개인형 AI 비서(PAA)를 포함한 AI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을 더 정교화하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입니다.
최태원 회장은 당시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며 AI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바 있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달 19일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도 "SK 관계사들이 보유한 기술과 역량을 활용해 AI 인프라를 주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진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SK는 이번 포럼에서 AI 전환에 따른 산업 지형 재편과 이로 인한 비즈니스 기회 및 위협 요인들을 점검했습니다. 동시에 자사가 추진하고 있는 AI 밸류체인을 정교화하기 위해 인공지능 각 분야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댔습니다.
최태원 SK 회장이 19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4'에 참석하고 있다.(사진=SK제공)
첫 번째 세션에서는 '다가오는 AGI(범용 인공지능) 시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를다뤘습니다. '현대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불리는 위르겐 슈미트후버 사우디 왕립 과학기술대(KAUST) 교수가 오프닝 기조연설을 맡았습니다.
두 번째 세션은 'SK의 성공적 AI 사업 추진'을 주제로 이뤄졌습니다. 잭 카스 전 오픈AI GTM 담당 임원이 AI 산업 생태계 확장 과정에서 비즈니스 기회 포착을 위한 실행전략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AI 시대에 맞춰 '구성원의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혁신할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습니다. 구성원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개인 업무생산성 제고 방안을 찾아보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요 사례 등을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SK그룹 고유 경영 철학인 SKMS의 실천력 제고를 위한 구성원 토의 세션도 이어졌습니다. 급변하는 AI 시장 등 한치 앞을 전망하기 어려운 경영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SKMS 정신 내재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둘째날인 20일엔 SK그룹 핵심 경영철학인 SKMS에 대한 이해와 공감도를 높이는 시간이마련됩니다. 각 멤버사들은 사별 워크숍을 갖고 SKMS 기본 개념, 실천사례 들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SK관계자는 "경영 환경의 변곡점마다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SKMS를 다시 이해하고, 각 사가 직면한 경영과제를 돌파하기 위한 실천 방안들을 구성원 목소리로 직접 들으며 일선 현장에서 SKMS 실행력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 날인 21일엔 최 회장이 구성원들과 함께 포럼 성과를 돌아보고 AI와 SKMS 실천 일상화를 위한 지혜를 모으는 시간이 마련됩니다. 이어 최 회장의 연설을 끝으로 이천포럼은 마무리 됩니다.
이천포럼은 6월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 10월 CEO세미나와 함께 SK그룹의 핵심 연례행사입니다. 지난 2017년 최 회장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비하고 미래를 통찰하는 토론의 장을 제안해 시작됐습니다. 포럼은 그간 국내외 석학 강연과 사내외 전문가 토론 등으로 행복경영,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술 혁신 등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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