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작지만 있을 것은 다 담긴 밀도 있는 차"
현대차(005380) 관계자는 '캐스퍼 일렉트릭'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는데요. 차에 타는 순간 그리고 주행하는 순간 고개를 끄덕이게 됐습니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사진=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현대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입니다. 2021년 9월 국내 최초 경형 SUV로 세상에 나왔던 캐스퍼는 전기차 모델에선 체급을 올린 소형 전기 SUV로 차체가 한층 커졌는데요.
지난 20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만난 캐스퍼 일렉트릭은 한눈에도 기존 캐스퍼 보다 커보였습니다. 실제 캐스퍼 일렉트릭은 전장과 전폭이 각각 230㎜, 15㎜ 늘었고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는 180㎜나 길어졌습니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사진=황준익 기자)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사진=황준익 기자)
커진 차체는 실내에서 더욱 체감할 수 있었는데요. 특히 뒷좌석은 넉넉한 레그룸을 자랑합니다. 여기에 뒷좌석 시트가 앞뒤로 최대 160㎜ 슬라이딩이 가능하고 등받이 각도도 조절할 수 있죠. 적재 공간은 기존 대비 47ℓ 커진 280ℓ로 뒷좌석 시트를 앞으로 전부 밀면 최대 351ℓ까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소형차의 단점인 실내 및 적재 공간이 개선된 느낌이었습니다.
1열의 공간성도 훌륭합니다. 기계식 자동 변속 레버 대신 컬럼식 변속 레버를 적용하면서 센터페시아가 돌출된 양을 45㎜ 줄여 조수석으로 타고 내릴 수 있는 워크 쓰루 공간이 돋보였습니다. 다만 운전석에 왼발을 놓을 수 있는 풋레스트가 따로 없어 불편했습니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사진=황준익 기자)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센터페시아.(사진=황준익 기자)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사진=황준익 기자)
10.25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과 앰비언트 무드램프는 보급형 전기차에 고급스러움을 더해줬는데요. 또 센터페시아에 배치된 다양한 물리버튼은 운전 중 조작이 편리했습니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습니다. 시승 구간은 고양에서 파주까지 왕복 약 70㎞를 달렸는데요. 캐스퍼 일렉트릭의 최고 출력은 84.5kW(115마력)로 높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시속 100㎞까지 빠르게 올라가는 가속감은 소형차 같지 않았는데요. 특히 기존 캐스퍼는 차체가 작고 가벼워 고속에서의 안정감이 떨어졌는데 캐스퍼 일렉트릭은 그런 느낌이 없었습니다. 여기에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니 가속 응답성이 빨라졌습니다. 승차감도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지날 때 튀는 느낌이 적어 생각보다 충격이 크지 않았습니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사진=황준익 기자)
풍절음도 확실히 잘 잡아주었는데요. 기존에는 차체에만 웨더스트립이 적용됐지만 캐스퍼 일렉트릭은 앞뒤 도어에 이중 실링구조를 적용한 웨더스트립을 추가한 덕분입니다. 다만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진동은 크게 느껴져 아쉬웠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켜자 앞 차량과 간격을 유지하며 곡선에서도 차선 중앙에 맞춰 조향이 잘 이뤄졌습니다. 옆 차량의 갑작스러운 끼어들기에도 감속에 따른 불편함도 없었죠.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가 만든 49kWh의 NCM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315㎞로 끌어올렸습니다. 이날 시승을 마친 후 전비는 kWh당 7.8㎞에 달했습니다. 공식 전비 5.6㎞보다 높았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가격은 2990만원으로 국고보조금은 520만원입니다. 지자체 보조금까지 받을 경우 2000만원 초반대에 구매가 가능합니다.
현대차 연구원이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사진=황준익 기자)
한편 현대차는 이날 캐스퍼 일렉트릭에 적용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 기술 시연도 진행했는데요. PMSA는 전후방 1m 이내에 장애물이 있는 정차 또는 정차 후 출발하는 저속 주행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빠르고 깊숙하게 밟을 경우 이를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는 페달 오조작으로 판단, 구동력 및 제동력을 제어해 충돌을 방지하는 기술입니다.
이날 현대차 연구원이 직접 시연하는 차에 타봤는데요. 앞에 장애물이 있음에도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자 차가 신속하게 멈췄습니다. 클러스터에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라는 경고 메시지가 뜨고 경고음을 울려 위험을 알렸습니다. 이후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기능이 해제됐습니다.
아울러 현대차는 최근 전기차 화재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캐스퍼 일렉트릭의 적용된 배터리관리시스템(BMS)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김동건 현대차 배터리셀개발실장은 "배터리에 문제를 감지를 하면 주행 중 출력제한 및 재시동 금지를 할 수 있고 충전을 자동으로 종료하는 등 여러 가지 액션들 취한다"며 "고객에게는 알림을 통해서 정비를 유도하거나 긴급출동 안내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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