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모빅에 공신력 준 JTBC, 도의적 책임론에 "합법 협약"
편법 '끼워팔기' 의혹 받는 비트모빅
JTBC는 오태버스 협약으로 60만개 받아
"회계·법무법인 검토 거쳐 진행"
오태민 "JTBC 때문에 뭘 못해"
"수천억 자산인데 JTBC 토해낼 리 없어"
2024-08-23 06:00:00 2024-08-23 06:00:0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JTBC가 가상자산 '비트모빅' 유통에 언제까지 관여할지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비트모빅을 발행하는 오태버스 측이 코인 '끼워팔기'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JTBC는 올해 6월에도 비트모빅과 관련한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는데요. 양사는 지난해 말 업무협약을 맺은 사이입니다.
 
비트모빅은 오태민 오태버스 대표가 만든 코인입니다. 오태버스는 현재 가상자산 사업자로 등록돼 있지는 않습니다. 이 가운데 오태버스 관련 법인이 책·아이폰 등을 파는 행사를 열면서 사실상 비트모빅을 편법으로 유통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관련 법인 모비커스는 올해 3월 오 대표가 표지에 실린 1만원짜리 잡지를 권당 3만5000원에 팔면서 종이지갑을 줬습니다. 4월엔 165만원짜리 아이폰15 프로에 비트모빅을 얹어 210만원에 팔기도 했습니다. 법조계에선 이 같은 행위가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의 코인 판매로 볼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지난해 12월14일 이수영 JTBC 대표(사진 왼쪽)과 오태민 오태버스 대표가 '비트모빅 프로젝트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모비커스 토닥토닥 웹사이트)
 
한편 비트모빅 및 오태버스와 JTBC와의 관계는 지난해 12월14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JTBC는 오태버스와 '비트모빅 프로젝트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비트모빅 60만개를 받은 바 있습니다.
 
양사의 업무협약이 알려지자, 전날까지 15만원대에 거래되던 비트모빅은 이날부터 20만원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달 22일엔 거래소 '모빅매니아'에서 약 30만원에 개인 간(P2P) 거래됐습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JTBC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모빅의 가치는 약 1800억원에 달하는 셈입니다. 다만 JTBC는 비트모빅을 현금화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협약 이후 JTBC는 비트모빅 유통에도 사실상 관여해왔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6월 진행한 유튜브 콘텐츠 제작 이벤트 '젭티가 쏜다'입니다. JTBC는 이벤트 참가자 일부에게 비트모빅을 지급한다고 공지했는데요. 실제 코인 지급은 '비트모빅 공공재 감독위원회'가 해서, JTBC가 이 행사에 사용한 비트모빅은 없습니다.
 
JTBC '젭티가 쏜다' 참가자에 대한 비트모빅 지급 공지. 실제 코인 지급은 '비트모빅 공공재 감독위원회'가 했다. (이미지=JTBC 유튜브)
 
JTBC 측은 편법 의혹을 받는 비트모빅에 공신력을 부여하고 유통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회계·법무법인(삼일·태평양)의 검토 및 확인을 거쳐 진행된 양사 간 업무협약"이라고 짧게 답변했습니다.
 
JTBC와 오태버스 간 업무협약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오 대표는 이달 1일 유튜브를 통해 오태버스 사업에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는데요. 또한 "JTBC가 부담스러워하면 JTBC 내보낸다"며 JTBC와 관계를 끊을 수 있다고 암시했습니다.
 
이밖에도 해당 영상에서 오 대표는 "JTBC가 너무 우리의 발목을 많이 잡았다"며 "JTBC한테 덕도 많이 봤지만, 우리가 JTBC 때문에 뭘 할 수가 없다"고 푸념했는데요. 이어 "JTBC 내부에 아직도 우리를 굉장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여론이 크다"면서 "JTBC 덕분에 올라왔는데 JTBC 덕분에 피곤하다"고도 말했습니다. 
 
오태민 오태버스 대표가 8월1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JTBC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오태민 유튜브)
 
그러면서도 JTBC와 관계를 낙관하는 듯한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JTBC가 지난해 오태버스 측으로부터 받은 비트모빅 60만개를 포기할 수는 없을 거라는 취지입니다.
 
영상에서 오 대표는 "JTBC 입장에서는 수천억의 자산인데, 그걸 토해내라고 감히 회장한테 권유할 월급쟁이는 없다"며 "JTBC가 토해낼 리 없다. JTBC가 얼마나 적자인 줄 아느냐, 어마어마한 적자다. 그런데 그걸 토해내요? 노(No)."라고 확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JTBC 측에 오태버스와 맺은 업무협약의 구체적 내용이나 기간을 물었지만 JTBC는 이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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