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승주 선임기자]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다음달 3일로 정해졌습니다. 심 후보자의 청문회는 결국 '김건희’로 압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입니다. 청문회를 주관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는 김건희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를 참고인으로 채택하는 등 검증을 벼르는 모습입니다.
야권에서는 심 후보자의 성품과 수사력 등을 칭찬하며 ‘인간 심우정’에 대해서는 호감을 갖지만, 최근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검찰총장 심우정’의 자질을 꼼꼼히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입니다. 난타전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8월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 김건희 여사 친오빠 참고인 채택
국회 법사위는 9월3일 열리는 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김 여사의 친오빠 김진우 이에스아이엔디 대표를 참고인으로 채택했습니다. 김 대표는 심 후보자와 휘문고등학교 동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야당은 심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배경에 두 사람의 친분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합니다.
물론 김 여사의 오빠가 인사청문회에 출석할 의무는 없습니다. 국회법에 따르면 청문회 등에 증인이 불출석할 경우엔 처벌하는 규정이 있지만, 참고인에 대해선 처벌할 규정이 없습니다. 김 여사의 오빠가 출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심 후보자와 김 여사 오빠의 친분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야권의 질타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이 '혐의 없음'으로 결론을 내려 이원석 총장에게 보고한 상태입니다. 이 총장이 중앙지검의 보고를 받고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를 소집했습니다. 수심위에 사실상 공을 넘겨둔 상태입니다.
수심위는 다음달 6일 개최될 걸로 예상됩니다. 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수심위보다 먼저 열리는 겁니다. 때문에 이 자리에선 중앙지검이 김 여사 의혹에 대해 무혐으로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한 정당성을 놓고 야권의 집중 공세가 펼쳐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국회에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수심위에 관계없이 ‘김건희 특검’을 추진 중입니다. 여권의 특검법 공세에 대한 심 후보자의 대응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검찰의 김 여사 수사 처리 이후 거세게 일고 있는 검찰개혁에 대한 국회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점도 부담입니다.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29일 공표된 147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린 것‘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64.0%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10명 중 6명은 김 여사 수사 결과에 납득하지 못하는 건데요. 청문회에 임하는 심 후보자의 부담은 가중될 걸로 보입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4%로 집계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7월 8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75주년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인도·태평양사령부 방문을 위해 미국 히캄 공군기지에 도착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건희 난타전' 속 '추윤갈등'도 해명 과제
심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 대립하던 '추-윤 갈등' 시기에 법무부 기조실장에 재직했습니다. 그런데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강행하자 반기를 들었고, 결재라인에서 배제됐습니다. '직속상관'의 명령을 거부하고, 법무부 외청인 검찰 편을 든 겁니다.
법사위는 추-윤 갈등 시에 대검 감찰부장이었던 한동수 변호사도 인사청문회에 부르기로 했습니다. 한 변호사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이 갈등할 때 추 장관의 지시를 받아 윤 총장의 징계 절차를 주도했습니다. 한 변호사는 심 후보자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가능성이 큰 겁니다.
이밖에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심 후보자 배우자와 자녀가 보유한 28억원 상당의 해외주식 매각요구 등도 해명해야 할 숙제로 꼽힙니다.
오승주 선임기자 seoultubb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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