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6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증권가도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추고 있습니다. 한때 13만원까지 목표주가를 잡았던 증권가는 10만원 선 아래로 눈높이를 조정하고 있는데요.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엔비디아 약세로 인한 반도체 업황 우려가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장기적인 저점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발간된 증권사 리포트 4건 중 3건의 보고서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설정했습니다. KB증권은 이날 리포트를 발간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하향했습니다. 현대차증권은 기존 11만원에서 10만4000원으로, DB금융투자 역시 기존 11만원에서 10만원으로 각각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춰잡았습니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증권 목표주가에 대해 "실적 추정치 변경으로 10만원으로 하향한다"며 "부품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 중인 세트 고객사들이 4Q24 메모리 판가 상승에 반발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더딘 B2C 수요 개선으로 모바일에 편중돼 있는 S.LSI(시스템 설계)·파운드리의 흑자 전환은 요원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현재 스마트폰, PC 판매 부진으로 메모리 모듈업체들의 재고가 12~16주로 증가하며 하반기 메모리 출하량과 가격 상승이 당초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해 3분기부터 메모리 재고 축적을 지속한 스마트 폰, PC 업체들은 3분기 현재 신제품 수요가 예상을 하회하고 있어 하반기 메모리를 비롯한 부품 구매에 보수적인 전략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위원 역시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자제품 수요 둔화와 일회성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기존 추정치를 각각 7.2%, 19.7% 하회하는 81조7000억원과 11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영업이익은 DS에서 재고자산평가 충당금 환입 감소 및 일회성 비용 증가 등으로 기존 추정치를 19.6% 하회하는 6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디스플레이의 감가상각비 증가와 MX의 매출원가율 상승 등으로 인해 타 사업부 영업이익도 기존 추정치 대비 1조2000억원 줄어든 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11.44% 급락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10% 가까이 하락하며 두 달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한 주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각각 1조5823억원, 6370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9일 14시25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000원(1.45%) 내린 6만77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의 약세는 미국 경기침체 공포 재확산과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연일 내림세를 보이면서 업황에 대한 우려가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이와 함께 D램 재고 이슈도 주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다만 이들 증권사는 모두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습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박스권 주가 흐름 예상된다"며 " 중장기적인 수요 모멘텀을 겨냥한 저점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서승연 연구원 역시 "CSP들의 AI 설비투자 경쟁 속 하반기 HBM3E 시장 진입이 예상돼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 'Buy'를 유지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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