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최근 안마의자 선택의 기준이 크게 기능과 디자인 두 축으로 나뉘는 모습입니다. 기능성을 눈여겨보는 구매자들이 있는가 하면, 인테리어에 맞춰 디자인 위주로 고르는 고객이 있는데요. 안마의자 구매 연령층 다양화 속 각사의 공략 포인트가 갈리는 가운데, 업체간 경쟁이 시장 파이를 넓히는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9일 안마의자업계에 따르면 안마의자 기능과 디자인 모두에 대한 구매자들의 눈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지만, 그 가운데서도 고객 연령층에 따라 선호도가 미묘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구매력이 있으면서 넓은 주거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중장년층의 경우 기능이 강화된 제품을, 구매력이 부족하고 주거공간이 좁은 청년층은 디자인이 조화롭고 소형화된 제품을 선호한다고 하는데요.
다만 구매력이 있는 고객들 중에서도 절충안을 택하는 고객층이 존재한다고 업계는 귀띔합니다. 다기능이 들어간 제품의 경우 아무래도 디자인이 투박해질 수밖에 없기에 디자인과 기능이 적절하게 섞인 제품을 고른다는 겁니다. 요즘 나오는 안마의자의 경우 디자인과 기능 모두 상향 평준화되고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 같은 상황 속 안마의자 업체들은 저마다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통 강자인 바디프랜드는 차별화된 기능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바디프랜드는 지난 2022년 첫 헬스케어로봇인 '팬텀로보' 내놓으면서 로보틱스테크놀로지를 강조했는데요. 처음에는 다리만 독립구동됐지만 신제품 출시를 통해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오다 올해 초에는 '에덴로보'를 내놓으며 팔을 당겨 스트레칭해주는 기능까지 선보였습니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바디프랜드는 중국의 글로벌 안마의자 제조기업에 안마의자 원천 기술을 수출하기도 했습니다.
바디프랜드 엠버서더 차은우씨가 의료기기 '메디컬파라오' 론칭행사 무대 포토타임 시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바디프랜드)
당초 바디프랜드는 창립 초기만 해도 디자인요소를 강조했습니다. 당시 일본 기업의 안마의자가 국내시장을 점유했는데, 고가인 데다 투박한 디자인이 주를 이뤘습니다. 여기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바디프랜드는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해 디자인 개선에 몰두해서 선두자리에 올랐고, 그 이후부터는 과감한 투자와 연구인력을 투입해 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바디프랜드의 헬스케어메디컬R&D센터 산하에 헬스케어연구소, 메디컬연구소,디자인연구소, IT연구소가 있으며 현재 약 200명의 연구원들이 안마의자 개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심미적인 요소도 신경 쓰고 있지만 기능적인 면에서 로보틱스테크놀로지를 강조하고 있다"며 "실제로 의료기기이자 로보틱스테크놀로지를 적용한 '메디컬 팬텀' 제품은 스테디셀러로 판매되고 있고 지난해 미흡했던 실적을 올 초 턴어라운드하게 된 것은 로보틱스테크놀로지가 적용된 팔콘 제품 덕"이라고 밝혔습니다. 바디프랜드는 앞으로도 로보틱스테크놀로지가 적용된 제품을 지속 출시해 라인업을 늘릴 계획입니다.
세라젬 '마스터 V9'. (사진=세라젬)
의료기기로 출발한 세라젬 역시 제품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6년간 의료기기를 개발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문성을 더욱 키워가는 모습입니다. 세라젬은 지난해 12월 성남 판교에 통합 R&D센터 '헬스케어 이노타운'을 개소하기도 했는데요. 100명 이상이 상주하는 통합 연구소로, 선행기술 연구, 제품개발, 의과학, 디자인까지 R&D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연구조직이 판교 R&D센터와 서울타운 등에 분산돼 있었는데 통합한 것입니다.
세라젬 관계자는 "안마의자는 필수재가 아니기 때문에 품질, 서비스, 유명세 등의 영향을 받았는데 지금은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차별화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라젬은 헬스케어 전문성 측면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임상연구를 많이 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기기 사용목적을 받고 있다. 다른 제품과 다른 이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후발주자인
코웨이(021240)는 디자인에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서인데요. 코웨이는 힐링케어 브랜드 '비렉스'를 통해 감각적인 디자인을 갖춘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코웨이 관계자는 "기존 안마의자는 주 고객층이 고령자들이었다. 시장은 한정적이기에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을 강화해야 했다"며 "예쁘고 작은데 안마 기능은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제품 페블을 선보였고 청년층에게서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코웨이 비렉스 '페블체어' 미스틱 그레이. (사진=코웨이)
실제로 청년층이 안마의자 시장에 유입되면서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안마의자를 혼수용으로 구비하는 신혼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들은 중장년층에 비해 구매력이 낮고, 주거지의 여유공간도 많지 않아 안마의자를 선택할 때 기능보다는 디자인에 더욱 초점을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팔, 다리 마사지 기능을 포기하더라도 자리 차지를 하지 않고 집안의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 제품을 선호합니다. 안마의자 디자인의 진화는 청년층 외에도 그간 인테리어를 해칠 우려 때문에 안마의자를 포기했던 중장년층 수요도 자극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안마의자가 혼수로도 마련하다보니 젊은 층도 공략하기 위해 안마의자업계 모두 디자인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요즘에는 5060세대들도 모던하고 깔끔한 제품을 좋아한다. 기술을 많이 넣으면서도 심미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디자인과 기능을 함께 강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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